스토리

주식과 도박의 차이

kongbak 2007. 11. 25. 23:20
주식과 도박의 차이

주식은 투기일까 투자일까?

 일전에 어떤 사람이 주식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주식도 도박이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그만큼 위험이 크고 예측이 힘들다는 하소연이었다.

 과연 주식은 도박과 다름없는 것일까. 일단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를 한다는 불투명성을 생각한다면 주식 투자는 도박적인 측면도 있다. 이것은 비단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도 그렇다. 그리고 널리 보면 자식에 대한 투자도, 농사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주식과 도박이 다른 면도 있다. 얼마 전 불법적인 다단계 투자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고 제재도 상당했다. 그러한 특성의 다단계라는 것은 결국에는 소수의 어떤 사람이 지속적으로 이득을 보면 다수의 관련된 사람들이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도박도 잃은 사람과 딴 사람이 극명하게 갈리듯이 그 성격이 비슷하다. 그러나 주식은 투자자와 회사 그리고 나라 경제에 모두 도움이 되며 자본 시장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점에서 도박과 다르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주식이 도박처럼 널리 인식되고 있을까? 최근 중국에서 보이차와 옥(玉)이 투자를 넘어선 투기의 대상으로 한바탕 열병을 앓고 있듯이 17세기 초의 유럽은 튤립의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떤 귀족이 튤립을 키우는 것을 보고 상류 사회에 대한 동경에 너도나도 키우기 시작한 튤립 가격이 폭등해 그 인기가 3년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한창 때 튤립 한 송이가 집 한 채 값이었다니 그 열풍을 능히 짐작할 만하다. 심지어 외국에서 돌아온 광부가 양파인줄 알고 튤립을 먹었다가 재판에 회부될 정도였다. 당시 재판에 패소한 그에게 대중들은 "꽃은 꽃이다"라는 면죄부를 주었고 튤립 가격은 그 재판을 시발점으로 폭락해 수많은 파산자가 생겼다. 도박에도 투자에도 지나친 군중 심리는 결국 사회적 문제와 개인적 파산을 부르게 마련이다.

 지난 2000년 3월의 코스닥 대란도 우리의 주식의 도박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대기업이 분식회계로 투자가들과 금융기관 및 국가를 속여 결국 많은 사람들이 빚더미에 오르지 않았던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기까지는 주식의 힘이 상당했다. 하지만 속고 속이는 마음으로, 도박하는 마음으로 투자에 임해서는 그와 같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아질 것이다.

 나 또한 11월 초에 모 경제신문 칼럼 기고를 위해 시험 삼아 주식투자를 해봤다. 주식투자도 한번 안 해본 사람이 경제신문에 글을 쓴다는 것을 관계자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듯 싶어 투명한 돈으로 진행한 공개 투자였다. 지난 2일 금요일 오후 2시에 H증권사를 통해 투자해 다음 주 화요일인 6일 오전에 전부 매도해 6.2%의 수익률을 냈다. 지점장은 오후에 팔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며 말렸지만 나는 3천만원 이상의 이익을 포기하겠다며 팔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주식투자에 영적능력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적능력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미공개 정보를 빼내어 내부자거래로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1일 파출소장처럼 나도 단지 1일 펀드매니저로 시범을 보인 것이다.

 주식시장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영혼을 담은 투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자신이 혜안과 소신이 있어 우량기업을 분석하고 해당 기업에 투자를 돕는 마음으로 투자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 그럴 때 주식은 자본 시장의 꽃일 뿐 아니라 모두에게 고마운 결실을 주는 과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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