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스크랩] 밥값하는 사람 VS 꼴값하는 사람

kongbak 2007. 5. 8. 08:33
허준혁의 아침편지
       
               밥값하는 사람 VS 꼴값하는 사람
                                            글/허준혁
    
    모든게 부족했던 지난시절...
    자취생이나 여공들은 한되 남짓한 봉지쌀로 
    끼니를 이어가곤 했습니다.  
    연탄과 함께 쌀가마를 들여놓으면 
    '올 겨울은 넘겼구나'하고 온식구가 
    마음마저 푸근해지던 그런 시절이었죠.
    "식사하셨습니까?"하는 말이 인사말일 정도로 
    우리민족에게 밥 먹는 일은 중요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나눠 마시는 한잔 술이 한국인들에게는 단순한 술 이상의 뜻이 있듯이 
    나눠 먹는 한솥밥에도 밥 이상의 뜻이 있었습니다.
    가족을 식구(食口)나 식솔(食率)이라 부른 것도 이런 맥락이겠지요.
    "사랑이 밥먹여주냐""밥이 나오냐 쌀이 나오냐"등의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먹어야 할 밥 문제로 고달팠던 것이 아니었을까... 
    밥의 의미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입니다. 
    "아침 밥은 위가 아니라 뇌가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아침 식사를 걸르면 오전내내 뇌기능이 저하된다고 합니다.
    밥은 단순한 끼니해결의 차원이 넘어서 또 하나의 가치이자 
    상호관계성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반가운 사람을 맞거나 가까운 사람을 멀리 보낼때 따뜻한 밥한끼를 
    대접하며 마음의 표시를 하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입니다.
    남녀가 만나서 차마시고 영화보고 밥까지 같이 먹는 사이면
    결혼하는 사이로 인정하는 그런 시절도 있었습니다 ㅎ
    "밥도 한번 안사더라”“밥 한번 사요”라는 말을 흔히들 합니다. 
    인정을 나누고 관계를 더욱 깊이하자는 말이겠지요.
    어느 노모의 사랑 
    밥값을 내고 싶어도 형편때문에 못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제들중 한명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형편이 어려울 경우
    노모가“오늘 계산은 네가 해라”하며 슬며시 돈을 쥐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식사를 마칠즈음이면 노모로부터 돈을 받은 그 자제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형님, 오늘 밥값은 제가 낼께요”라고 말합니다.
    자식들 간의 관계를 보살펴 노모가 낸 밥값은 밥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계신 
    우리 어머니들의 지혜이자 인정이 아닐까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에서도 나타나듯이 밥먹고 차마시는 일이
    곧 일상인 것처럼 밥처럼 흔하고 또 중요한 음식도 드뭅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밥에 비유한 표현들이 곳곳에서 사용됩니다.  
    노사간이나 이익단체의 대립을 밥그릇 싸움이라 하고 
    공공기관 사람을 빗대어 철밥통이라고 비웃기도 합니다. 
    밥숟가락을 놓았다 하면 죽었다는 의미이고 ㅎ ... 
    영화 살인의 추억중... 
    "밥 안먹고 사는 사람 없듯 밥만 먹고 사는 사람도 없다"는 말도 
    우리의식 속에는 밥먹고 사는 행위가 사람다운 일상이라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심증적으로는 범인임을 알지만 
    그냥 보내줄수 밖에 없는 형사가 범인에게 내뱉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밥은 먹고 다니냐?" 
    그러고도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라는 의미겠지요. 
    밥값하는 인생 
    사람이 평생 먹는 음식의 양이 62톤 정도라고 합니다. 
    교실한칸 정도를 먹고 교실반칸정도를 배설하는 양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서도 그 값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밥값을 못하는] 사람들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밥값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학자는 휼륭한 학문적 업적을 이루면 밥값을 하는 것일테고
    기업에서는 이익을 많이 창출하는 사람이 밥값을 하는 것이고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잘읽고 국민을 편안하고 잘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밥값을 하는 것이겠지요.
    씨를 뿌리고 여든여덟 번의 손이 가야 수확할 수 있는 쌀로 만드는 밥...
    그런 밥을 먹고 밥값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밥값하기는 커녕 꼴값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는 밥값을 하는 사람인가...어느 정도 밥값을 하고 있는가...
    매일 먹는 밥이지만 밥을 먹으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허준혁印


출처 : 밥값하는 사람 VS 꼴값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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