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척도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 사귄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어른들은 가장 중요한 말은 묻지도 않는다.
"그 애 목소리는 어떠니? 어떤 놀이를 가장 좋아하지? 나비채집도 하니?" 대신 어른들은 "그애는 몇 살이지? 체중은 얼마나 나가니? 그 애 아버지는 돈을 잘 버시니?" 라고 물어댄다.
어른들은 이런 숫자들로만 그 애가 어떤 아인지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한다.
어른들에게 "장미꽃 벽돌로 지어졌고, 창문에는 제라늄 꽃이 피었으며, 지붕에는 비둘기들이 앉아 있는 아름다운 집을 보았다." 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런 집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2만 달러짜리 집을 보았다."고 말하면 그들은 "정말 굉장한 집이구나!"라고 감탄할 것이다.
생 텍쥐벨리의 글입니다.
이 글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릴 때의 순수는 모두 어디로 가 버리고 어른이 되면 돈으로 해아릴 수 있는 숫자들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되는 것인지…….
어린 시절에서 어느새 어른이 되어 버린 사람들.
시계 바늘은 제자리에서 계속 돌아가고 있는데 사람들만 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를 탓하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만 클 뿐입니다.
풍요로워질수록 숫자가 중요시되는 세상.
풍요로워질수록 잊혀져가는 것이 많은 세상.
그런 세상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박성철 -「행복한 아침을 여는 101가지 이야기」중에서
꼭꼭 닫아두고 살아가는 세상
직장동료 중 한 명이 얼마 전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저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책상 서랍 속에 가방을 넣어둔 채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돈만 꺼내간 게 아니라 가방을 통째로 가져가 버렸다고.
돈을 잃어버린 건 그렇다 치더라도 아무런 돈도 안되지만 가족 사진과 일기장 같은 자신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려 화가 난다는 말을 했습니다.
「돈만 가져가면 되지. 인정머리 없이 그런 것들을 가져가냐」고 말한 동료는
한 마디 덧붙이더군요.
책상에 커다란 자물쇠 하나를 채워놓았기 때문에 이제는 절대 물건을 잃어버릴 일이 없다고.
이제 잠시 어디를 나가도 그 자물쇠를 꼭꼭 채워둘 것이라고…….
글세, 뭐랄까요?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그날 하루 종일 왠지 기분이 착잡했습니다.
사람보다 자물쇠가 더 믿음직스러운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엇이든 꼭꼭 닫아두고 살아야 안심이 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그것이 문이든, 사람의 마음이든…….
<박성철 -「누구나 한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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