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學산책

[스크랩] 문명과 수학

kongbak 2011. 12. 27. 22:42

  

 

‘세상의 모든 지식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

1858년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 헨리 린드는 이집트 룩소 시장에서 낡은 파피루스 한 장을 구입했다. 수년 뒤 고대 이집트어가 해독되면서 이 파피루스에 담긴 놀라운 내용이 밝혀졌다. 파피루스는 람세스 2세의 장제전에서 도굴당한 것이었고 무려 3,500년 전에 쓰인 것이었다. 이 파피루스에는 파라오의 왕국 경영에 필요한 모든 지식들이 적혀 있었다. 피라미드 높이를 정하는 법, 토지 측량, 노동자에게 급료를 나눠주는 방법 등 84개의 문항이 그것이었다. 파피루스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의 모든 지식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 그것은 수학이다.’

나폴레옹은 전쟁에 앞서 수학 학교부터 세웠다. 18세기 독일은 수학 연구에 대폭적인 투자를 해 이후 국가 중흥의 기초를 마련했다. 2차 대전 중 미국은 히틀러에게서 도망 나온 유럽의 모든 수학자들을 굶주린 듯 받아들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21세기 초강대국들에 이르기까지 문명 선진국들이 하나 같이 수학 중흥에 힘을 쏟았다. 그들이 수학을 통해 보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문명의 역사는 수학의 역사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EBS는 12월 19일(월)부터 2주간에 걸쳐 다큐프라임 5부작 '문명과 수학'을 방송한다. 다큐멘터리는 고대 이집트에서 현대 강대국에 이르기까지 문명을 이룩한 국가들의 초석이 무엇인가를 추적하면서 수학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문명사를 쫓는 것은 수학의 역사를 쫓는 것이었고, 수학의 역사는 곧 문명사였다.

제작진은 2년에 걸친 기획 조사와 자문, 1년이 넘는 촬영 기간을 통해 이집트, 그리스, 인도를 거쳐 영국, 프랑스, 독일에 이르기까지 고대, 근현대 문명에 숨어있는 수학의 흔적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냈다.

린드가 발견했던 파피루스 촬영은 일 년 간의 끈질긴 요청 끝에 겨우 대영박물관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뉴턴의 육필 메모가 어지러운 프린키피아의 초고 촬영은 영국왕실학회의 전폭적인 지원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300년 전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발명한 계산기도 카메라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집트의 라메세움 등 고대 유적들도 항공 촬영으로 그 장대한 모습을 새롭게 보여준다.


 


6개국 100명의 배우들, 인류의 수학사를 재연하다.

제작진은 다큐의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6개국 100여명의 배우들이 현장에서 직접 재연하는 방법을 택했다. 각기 다른 나라의 배우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피라미드 건설 장면은 이집트 문화재청과 경찰청의 협조 아래 사카라 스네푸르 피라미드에서 직접 촬영되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40도가 넘는 열사의 땅에서 수일간 계속된 촬영 중 일사병으로 이집트 배우가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토론 장면은 아테네 시내 한복판 플라톤 아카데미 앞에서 이루어졌다. 연일 시위가 이루어지는 어지러운 현장에서 고대 철학자들이 우주의 원리를 재연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영국의 뉴턴 재연은 뉴턴의 생가에서 직접 진행되었다. 뉴턴이 만유인력을 고민한 바로 그 서재에서 배우 뉴턴이 그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냈다.

이처럼 스튜디오를 버리고 현장을 고집한 촬영의 원칙은 시청자들에게 당대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지적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교수, 연구가 등 대한수학회 회원들의 2년에 걸친 자문

그러나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프로그램의 수학적 깊이였다. 특히 과학다큐멘터리는 전문가 진영과 방송 제작진과의 협력이 프로그램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

수의 발견, 최초의 곱셈, 최초의 파이, 미적분 등 난해한 수학내용을 일반시청자가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내용검증이 필수였다. 여기에는 방송 2년 전부터 프로그램에 깊숙이 개입한 대한수학회 수학 교수들의 도움이 컸다.

더불어 학계의 지원도 뜨겁다. 지난 11월 12일, 과천과학관에서는 방송에 앞서 다큐멘터리 ‘문명과 수학’을 주제로 한양대 김용운 명예교수와 고려대 김영욱 교수가 대중강연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수학 다큐멘터리의 완결판 ‘문명과 수학’, 과학 다큐멘터리의 포문을 열었으면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형준 PD는 2009년 이미 수학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경험이 있다. 생태와 관련된 21세기 최첨단 분야의 수학이었다. 그 다큐멘터리로 수학의 나무를 보여주었다면 이번 ‘문명과 수학’으로 거대한 숲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기획의 의지였다. 수와 기하는 학문 속에만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보이지 않게 문명을 움직여 나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상문법과 수학은 동떨어져 보인다. 그것이 방송에서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를 등한시한 이유가 됐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의 이면을 쫒는 학문인 수학을 영상화하는데 특히 고심했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보다 봐야하는 것을 다뤄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 EBS PD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2014년 세계 수학자 대회 서울에서 열려 .. “기초과학인 수학 열풍을 기대한다.”

우리나라 방송에서 과학 다큐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일년에 제작되는 과학 다큐가 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인 현실을 감안하면 문명사의 궤적을 쫓는 5부작 '문명과 수학'은 한국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2014년은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즈상 시상식 및 세계 수학자 대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기초과학 불모지처럼 여겨졌던 한국 수학사의 감격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수학의 재미를 일깨우고 기초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길 바라본다. 더불어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문명을 이뤄온 근원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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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방송 내용>

제 1부 - 수의 시작 : 인류 최초의 수학책인 고대 이집트의 아메스 파피루스,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현대수학 못지 않은 이집트인들의 계산법과 이집트 상형숫자 등을 통해 4천년 전 화려한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근원을 탐구한다. 

제 2부 - 원론 : 수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유클리드의 기하학 위에 살고 있다. 인류문명의 초석이 된 한 권의 책 원론과 논리와 증명이 지배했던 피타고라스의 시대로 들어 가본다. 

제 3부 - 신의 숫자 : 현대 인류가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는 사실 인도에서 탄생한 것이다. 무한의 세계를 연 단 하나의 숫자 0과 0이 태어난 신의 나라 인도 이야기

제 4부 - 움직이는 세계, 미적분 : 17세기 유럽은 한 위대한 수학적 발견에 대한 우선권 논쟁에 휩싸인다. 주인공은 천재 물리학자 튜턴과 철학자 데카르트, 미적분을 둘러싼 두 학자 사이에 한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대결이 전개된다.

제 5부 - 남겨진 문제들 : 인류에게 남겨진 위대한 수학 문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푸앵카레의 추측’을 통해 현대 수학의 지평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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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새로마이
글쓴이 : 새로마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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