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수학을 공부하는 목적이 뭔가요?
A1. 수학공부를 한다는 것은 언어를 공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지요. 이 세상 만물과 사회 속에는 수와 공간의 언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사회를 이해하는 언어인 수학은 인간이 쓰는 언어 중에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어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수학을 이해하려고 노력해본 사람이라면 때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게 됩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사람을 만나더라도 나만 옳다고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고 분노하기 보다는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거나 놓친 변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학은 세상 만물과 사회 그리고 사람을 합리적으로 논리적으로 이해하게 합니다. 이해한다고 사랑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하기 위해서는 이해는 필요조건입니다. 그런 점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는 있다“라고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대사나 혹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고 말했던 조선 문인의 말처럼 말입니다. 수학이 나와 다른 사람, 세상, 자연을 이해하기 위한 사랑을 높이는 힘을 길러준다고 하면 비약일까요?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수학공부의 목적입니다. 즉 사랑하기 위함이라는 것이지요.
수학은 '근력'을 길러 줍니다. 여기서 근력은 '근원을 알게 하는 힘'을 의미합니다. 수학은 이해할 수 없던 다른 대상-그것이 사람이든 자연이든 문제이든-의 원인을 알고자 하는 사고를 하게 합니다. 새로운 대상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만 그러한 진통을 겪고 나면 성숙하게 되지요. 수학문제를 푸는 것은 바로 그러한 점에서 사고의 성숙을 낳습니다. 마치 지리산을 골짜기를 지나 봉우리를 올랐을 때의 '성취감'을 얻듯이 말입니다.
<수학교실 ‘전문가에게 물어요’ 게시판에서 박종하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A2. 일반화능력과 같은 사고의 확장력을 키워줍니다.
수학을 통해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배울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유용한 능력이 바로 일반화 능력입니다. 자연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특정한 상수 값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죠. 일정한 틀이 있지만(물론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예외적인 현상들이 꾀 있기도 하죠) 정해진 범위 안에서 여러 가지 변수를 갖게 됩니다. 그러면 그 변수들이 움직일 때 그 결과를 예측하여 미리 계획하고 대비하는 일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때 바로 일반화능력이 필요하지요.
예를 들어 인쇄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복사기를 다루게 될 때, 하루에 복사는 양에 의해 복사기를 계속 켜 놓을 지, 아니면 복사할 때 만 켜두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꺼둘지 고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복사기 대수가 많으면 많을 수 록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더욱 필요한 정보이지요. 이 때 특정한 복사량에 의해 복사기를 작동했을 때 나가는 전기량을 측정할 수는 있지만 언제 가장 적게 나가고 많이 소비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일반화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더욱 실생활에 응용되는 예로 어떤 단체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하게 되어 단체로 여행을 간다고 합시다. 여행을 가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게 될 텐데 그 중에 여행경비를 산정해야 합니다. 1인당 소요경비를 알려 줘야 하니까요. 그런데 신청인원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고 변동 가능성이 항상 있게 마련입니다. 개별적으로 다 사정들이 있을 테니까요. 그러므로 n명의 인원이 참석할 때 1인당 소요경비를 n에 대한 식으로 만들어서 소용경비가 최소가 되는 적절한 인원을 산정해야하고 이 인원이 되도록 홍보하고 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능력들이 일반화 능력이고 수학을 통해 우리가 알게 모르게 배워나가는 논리적인 생각입니다. 회사에 들어가서 자신이 해야 할 많은 업무 중에는 바로 이런 원리를 가지고 일을 처리해야하는 업무들이 많은데 굳이 계산하여 숫자를 얻어내는 수학계산이 아니더라도 이것은 수학입니다. 그래서 수학을 도구 학문이라고도 합니다. 수학을 통해 다른 학문을 공부하는 원리를 알아가고 일상적인 생활에서나 직업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활동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수학의 원리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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