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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마이뉴스] `도올 김용옥 구하기`, 시작과 끝은 이렇습니다

kongbak 2011. 11. 9. 00:15

 

 

'도올 김용옥 구하기', 시작과 끝은 이렇습니다

[투쟁일지] 도올을 구한 나꼼수의 힘... "학문과 표현의 자유 지켜져야"

 

안민석 (news) 기자

 

지난 10월 25일, EBS 특강 <중용, 인간의 맛> 중도하차를 통보받은 도올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1일 다시 방송으로 복귀했습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김 교수의 방송 복귀까지 1주일 간의 '투쟁일지'를 <오마이뉴스>에 보내왔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도올 김용옥 구하기' 일지를 공개합니다. <편집자말>

 

 

▲ 10월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김용옥 원광대 석좌교수가 EBS 방송 퇴출에 항의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김용옥

 

EBS가 도올 김용옥 선생의 중용 특강을 중도하차 시키려던 계획이 결국 일주일 만에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어제(1일) 제가 EBS측에게 "중용 강의 36강을 완방하겠다"라는 서면 약속을 받았습니다. 지난 일주일간 숨 가쁘게 전개된 학문과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투쟁일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EBS의 중용 중도하차 통보

 

서울시장 선거 전날인 10월 25일 오후 3시. 대학로에 있는 도올 선생의 연구실에 두 명의 EBS 담당자가 찾아 왔습니다. 그들은 도올 선생에게 "중용 강의를 중도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 "다음 강의는 마지막 방송이 될 터이니 마무리 정리 강의로 잘 연출해 주기를 바란다" "결정은 번복할 수 없고, 사장도 따라야 한다"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 도올 선생의 광화문 1인 시위

 

서울시장 선거가 있던 10월 26일, 도올 선생은 학문과 표현의 자유 탄압에 저항하며 선거 참여를 촉구하는 광화문 일인 시위를 통해 국민들에게 EBS의 음모를 알렸습니다.

 

 

# <나는 꼼수다> 정봉주 17대 국회의원과 함께 도올 구하기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전 저에게 "도올 선생에 대한 탄압은 대한민국 지성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조하며 원상회복을 위한 투쟁을 촉구하였습니다. 이에 저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과 10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BS를 향해 다음과 같이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도올의 중용 방송을 중단할 경우, EBS 교육 예산을 한 푼도 남김없이 전액 삭감하겠다."

 

 

#도올 김용옥 나꼼수 26회 출연

 

같은 날 저녁, 도올 선생께서 나꼼수 26회에 출연해 당신의 심경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는데, 이번 사태의 내용과 배경에 많은 분들이 울분을 공유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사 이래 최악의 정권, 연산군보다 폭정이라는 표현은 사태의 심각성을 대중들에게 전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도올은 이명박 정권을 통렬히 꾸짖으셨고 마치 이 정권과 한판 승부를 준비하는 발언을 하셔서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날 저녁 마침 한신대 총장님을 모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총장님께서 "도올 선생에게 (안 의원의) 국회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면서 전화를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도올 선생께서는 저에게 이렇게 당부하셨습니다.

 

"안 의원! 정의를 위해 투쟁하시오."

 

                       

 

                     ▲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10월 30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가카 헌정 공연

                     <나는 꼼수다>(나꼼수)' 이틀째 서울콘서트에서 무대에 올라 교육방송(EBS)의 도올 김용옥

                     선생 방송 강제 하차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 의원은 "EBS 사장을 내일 국회

                     에 부르기로 했다"며 "도올 김용옥 선생을 제자리로 돌려놓지 않는다면 400억 예산중에 한푼

                     도 줄 수 없다"고 경고했다. ⓒ 권우성 나는 꼼수다

 

 

# 나꼼수 서울 공연 깜짝 출연

 

나꼼수 서울 공연 둘째 날이던 30일. 저는 정봉주 전 의원의 간곡한 권유로 이태원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나꼼수 콘서트 현장에 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정 전 의원의 꼼수였습니다. 그는 저를 갑자기 무대 위로 불러 세워 "중용 방송을 차질 없이 마치도록 도올을 복귀시키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1500명의 청춘들 앞에서 "직을 걸고 중용과 도올을 살리겠습니다. EBS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물론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나꼼수의 꼼수였던 것 같습니다.

 

 

# 도올 살리기 국회 투쟁 1 

 

지난 10월 31일 월요일. 시월의 마지막 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가 오랜만에 개최되었습니다. 내년도 예산 심의를 위해 이주호 장관이 출석한 자리에서 제가 도올 선생 강연 중단 음모를 강하게 비판하며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도올에 대한 EBS의 탄압에 맞선 예산삭감을 요구했고, 이에 당황한 장관은 사실여부를 확인해 보겠다는 선에서 수습하려고 했습니다.

   

그날 오후 EBS 곽덕훈 사장님이 저에게 전화를 걸어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어떠한 결론도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36강을 당초 계획대로 방송하겠다는 뜻일까? 저는 다음날 오후 두시 반에 EBS 사장을 의원회관으로 호출했습니다.

 

 

▲ 지난 1일 교과위원들에게 도올 김용옥 '중용 강의' 중단과 관련해 EBS사장이 보고하고 있다.

ⓒ 안민석 의원실 안민석

 

 

# 도올 살리기 국회 투쟁 2

   

다음날 11월 1일 교과위 예산심의소위원회가 시작되었고, 위원장인 저는(정봉주 17대 의원을 계보로 거느리고 있는 안민석 의원입니다) 오전 심의를 시작하기 전에 정부에 다음과 같이 공식 요구하였습니다.

 

"오늘 오후 2시까지 EBS가 중용 방송을 예정대로 끝까지 방영하겠다는 서면 약속을 하도록 하라. 그렇지 않으면 예산 전액 삭감은 물론, 전체 예산 심의를 중단하겠다."

 

그러나 간부진과 함께 의원실에 도착한 EBS 사장은 서면 약속은커녕 변명 일변도의 항변만 하였습니다. 특히 서면약속은 절대 할 수 없다는 사장의 말에 머리끝까지 부아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 자리에 지난 금요일 저와 함께 기자회견을 했던 이상민 의원, 국회 문화체육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 그리고 존경하는 권영길 의원님이 동석하였습니다. 상호 간의 언쟁이 오고간 후 제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다음과 같이 최후통첩을 하였습니다.

 

"도올 방송 복귀를 서면으로 약속하시라. 그러지 않으면, 16시 속개 예정인 교육부분 전체 예산 심의를 하지 않을 것이고, EBS 지원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

 

 

# EBS사장 국회 호출, 11월 1일 14시30분

 

결국 한 시간 후 서면약속을 받았고, 일주일에 걸친 도올 구하기는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정봉주 17대 의원님을 비롯한 응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결론적으로 도올을 구한 것은 나꼼수의 힘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저와 도올 선생을 지지한 많은 분들이 오로지 한 가지만은 똑같이 생각했다는 걸 압니다.

 

"어떠한 경우든 학문과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합니다."

 

  ▲ EBS가 안민석 민주당 의원에게 지난 1일 보내온 '중용, 인간의 맛' 프로그램 36강 완강 방송 약속. ⓒ 안민석 의원실

 

 

 

출처 :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나라를 꿈꾸며
글쓴이 : 안민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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