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福)은 적금통장, 운(運)은 대출통장 사람들은 대박을 좋아해서, 좋은 꿈을 꾸면 복권(福券)부터 사게 된다. 복권에 복(福)자가 들어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당첨되면 ‘복이 터졌다, 복 받았다’고 하기도 한다. 누구나 꿈꾸는 이런 대박이 과연 자기 복일까? 그러나 복(福)과 운(運) 엄연히 다르다.
언젠가 미국에서 역대로 거액의 복권에 맞은 사람들의 당첨 그 이후를 추적한 적이 있다. 하루아침에 천문학적인 거액을 거머쥐었던 사람들은 어떤 인생역전을 하며 살고 있을까? 기쁨의 괴성을 지르며 들떠있던 당첨자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취재진들은 너무나 의외의 결과에 어리둥절하고 말았다. 10여명의 당첨 중 대부분이 패가망신이나 거지보다 못한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 대박의 행운이 결과적으로 보니 재앙이었던 셈이었다. 그런데 단 한명만이 패가망신을 면하고 있었다. 그 비결은 간단했다. 거액의 당첨금을 한 푼도 찾지 않았던 것. 아예 없었던 일로 여기며 산 것이다. 가지고 있던 직업도, 낡은 집도 그대로 생활을 그대로 유지했던 것이다.
복권에 맞은 사람은 복을 받은 게 아니다. 잠시 운(運)을 받은 것이다. 복(福)이란 한자를 풀어보며 ‘제사에 쓰이는 음식, 복을 내린다, 돕다’란 뜻으로 ‘조상에게 정성껏 제사상을 차려 올리면 복을 받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운(運)은 ‘돌다, 돌리다, 회전하다’란 뜻으로, 운은 받으면 반드시 돌려줘야한다.
복과 운의 실체를 더 알아보자. 복(福)은 자신이 전생에 지은 카르마(업)와 현생의 마음가짐에서 차곡차곡 쌓인 적금통장이다. 그래서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누구나 ‘복통장’을 손에 쥐고 있게 된다. 그런데, 금액은 사람마다 달라서 누구는 마이너스 통장일 수 있고 누구는 평생 걱정 안 해도 될 정도의 거액 통장일 수 있다. 하지만 통장액수가 현생의 복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예금액보다 현생에 인출을 더하게 되면 통장은 거덜 나게 되고 만약 마이너스가 된다면 내생에 까지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지금이라도 차곡차곡 복을 저축하며 아껴 쓰면 내생까지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반면, 운(運)은 대출통장이다.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은행으로부터 차압이 들어와 파산하듯이 하늘이 잠시 빌려준 운을 복으로 착각하여 갚지 않으면 패가망신하게 된다. 운은 ‘give-and-take’가 확실하다. 운을 받으면 받은 기간 동안 잘 썼다가 반드시 조상과 하늘에 돌려주어야한다.
복권은 엄밀하게 말해서 복권이 아니다. 운권(運券)인 것이다. 그래서 복 없는 사람이 큰 운을 소원해서 받는 다는 것은 패망의 지름길이 된다. 복과 운을 구별하지 못하면 스스로 화를 자초해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과거에 한 식당주인이 구명시식으로 운을 받아간 적이 있다. 그는 한 달 동안이나 법당을 찾아와 정성을 대해 공을 들였고, 이후 식당을 확장하고 부동산을 매입해 건물을 짓는 등 빠르게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나 다시 찾아온 그는 성공한 부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정을 들어보니 무리한 대출로 사업실패를 하고 만 것. 자기 복인 양 착각하고 교만해져서 처음 기도했던 마음을 까맣게 잊고 되돌려주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구명시식은 은행에서 운을 빠르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식일 뿐 없는 복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예금액이 적거나 마이너스 복 통장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빌려준 운을 자기 복으로 잘 돌릴 줄 알아야 잘 살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에게 온 운을 잠깐 대출 받은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말 것과 조상과 주위 사라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복 통장에는 얼마가 들어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