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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위에 있었던 임금은 누구일까? 가야의 김수로왕은 158세까지 살았다고 하지만 이것은 전설에 가깝고, 고구려의 장수왕은 98세까지 살며 78년동안 왕위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사의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 태조왕은 119년을 살았고 무려 94년간 왕위에 있었다고 한다.
태조왕은 국조왕(國祖王) 또는 태조대왕(太祖大王) 등으로 불리운다. 이름은 궁(宮), 아명은 어수(於漱). 유리왕의 아들 고추가(古鄒加) 재사(再思)와 부여 출신 여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나면서부터 능히 볼 줄을 알았고 어려서부터 영리하였다고 한다. 53년에 모본왕이 살해되자 여러 관리들이 재사를 왕으로 추대하였으나, 재사가 나이가 많음을 이유로 사양하므로 즉위하였다. 즉위 당시 나이가 7세에 불과하여 태후(太后)가 섭정하였다.
태조왕은 재위기간 동안 후한의 압력차단과 서방진출 기도를 통하여 고구려의 국가발전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한편 68년에는 투항해온 갈사왕(曷思王)의 손자 도두(都頭)를 우태(于台)로 삼았고, 74년에는 공파한 주나의 왕자 을음을 고추가에 임명하는 등, 주변소국의 지배세력들을 왕권하에 흡수함으로써 전제왕권적 지배체제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태조왕이 이같은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94년을 재위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속의 또 하나의 수수께끼라 할 수 있다. 이같은 기록에 대하여 태조대왕의 기록은 사실이 아니라는 설도 있다. 즉 이 부분에서 몇몇 왕이 누락되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건국시조인 주몽에서부터 11대 동천왕까지 263년인데 계보로 보면 5세대로 세대당 재위가 평균 53년 정도이다. 현대도 1세대를 보통 30년으로 보는데 의학이 더 열악했던 그 시대에 1세대가 50년이 넘는 다는 것은 도저히 상식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말로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한편, 태조왕은 146년 수성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별궁에서 은거하다가, 165년 나이 119세로 죽었다. 이때 신대왕에게 살해당하였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태조왕이 죽은 해에 대해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는 모두 165년이라고 한 반면에, 《후한서》에는 121년이라고 되어 있다. 만약 《후한서》에 따른다면 재위도 121년에 끝나므로 122년 이후의 사실은 태조왕의 업적이 아닌 것이 되기에 더욱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