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민족이란 무엇인가

kongbak 2007. 6. 3. 12:57
민족이란 무엇인가
※독자분들 중에서 더 많은 칼럼을 보시고자 요청하시는 분이 계셔서 일반 칼럼 사이사이에 기존에 출판되었던 <영혼은 비자가 없다.1995>내용중 일부도 동시에 연재합니다. 제가 영혼에 대해 천착해온 길을 짚어보실수 있고, 영혼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을 살필 수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차길진 
조국을 떠나 이민 사회에 살고 잇는 우리들은 자연스레 민족의 문제를 가슴속에 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이 무슨 물건을 구입하려 한다든지 관공서며, 사회서비스업 기관 혹은 업체에 출입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다시 말해 상대가 있어야 하는 사회적인 일을 처리하려 할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리는 일은 무엇일까?
아마도 상대해야 할 그 기관이나 업체에 우리 동포가 있는가, 없는가 하는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막상 떠오르지 않으면 이리저리 수소문하기도 할 것이다.
이민의 햇수나 영어 구사의 정도에 따라 다소의 정도 차이가 있겠지만 같은 민족을 찾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쩌다가의 불유쾌한 경험 때문에 ‘내가 다시는 한국 사람 상대하나 보라’하는 말을 되뇐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음에도 막상 다시 무슨 일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금방 그 얘기를 스스로 마음속으로 취소하면서 동포를 찾게 된다. 동포를 상대하면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민족이란 무엇인가?
민족이 과연 무엇이기에 우리는 그 속에서 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자신을 그 안에 귀속시키려 하고 있을까?
우리는 왜 이국 땅에 살면서도 조국을 생각하고, 조국의 언어를 사용하며, 될 수 있으면 동포들과 어울려 조국의 정서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는가?
세계2차대전이 끝났을 때 한 무리의 사회 과학자들은 이제 지구상에서 민족 문제란 사라졌다고 단언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같은 단언이 얼마나 비약이었고 독단이었는지는 최근 들어 민족, 민족의 이익, 민족 운동, 그리고 민족간의 갈등과 대립이 지구상 도처에서 봇물터지듯 일어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게 된다.
학문적으로 말할 때 민족이란 ‘혈연과 지연의 바탕 위에 정치, 경제, 문화를 포괄하는 생활양식의 공통성과 역사적 운명의 공통 의식을 특징으로 하는 가장 포괄적인 기초 집단으로 대개 국가라는 사회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는 말로 설명되곤 한다.
민족은 사회를 구성하는 인간에 있어서 가장 포괄적이며 기초 집단이란 애기다.
영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안토니 스미스는 인간이 자기 실현을 꾀하고 자유의 확장을 원한다면 민족과 일체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인간은 본래가 발전을 꾀하는 동물이다.
그것이 정신적이든 아니면 육체적이든 발전과 발달을 꾀한다는 점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어 만물의 영장으로 여겨지는 근거이다.
그런데 발전과 발달은 필연적으로 상대적일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발전을 얘기할 때 그것은 반드시 사회적 관계를 생각해야 한다. 즉, 인간이 혼자 산다면 거기엔 발전이나 발달이 아무런 의미나 힘을 갖지 못한다. 또 사실 인간의 발전은 역사를 통해 여러 사람의 합심과 협력으로 이루어져왔던 것이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본래 발전을 꾀하는 인간이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사회적 관계의 가장 우선적이며 결속력이 강한 조직의 단위가 바로 민족인 것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생활 단위인 가정을 이루는 가족에게 정을 쏟듯이 가족의 확장인 민족에게 정을 주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민족을 생각지 않는 사람에게 진정한 사회적, 역사적 의미의 발전이란 없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민족, 국가에 대한 충성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고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이런 민족제일주의가 잘못 발전하게 되면 배타적 국수죽의로 흐르기도 하지만, 다민족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은 한번쯤은 민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봤으면 싶다.
요즘 우리 민족은 다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잘나가는 듯했던 경제가 막히면서 여기저기서 갖가지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때 우리는 동포를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겠다.
함께 생각하다 보면 일견 답답하게 막혀 있는 듯한 우리 민족의 활로가 환히 비치게 되지 않을까?
또 고국을 떠나 있을 때, 장기판이 옆에서 더 잘 보이는 것처럼 고국의 동포들이 보지 못하는 민족의 운명의 가닥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후암정사(www.hooam.com) ☏ 02-4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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