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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 지진, 해일 등이 발생하면 지구의 자기장, 기온, 음파 등에 변화가 생긴다. 학자들은 어찌보면, 야생 동물이 이런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고 한다. 뱀, 쥐 등의 동물들은 일단 지면에 밀착해 살기 때문에 지진의 조짐을 예측하기 쉬울 것이고, 특히 지표면에 네 발을 딛고 있는 동물들은 대부분의 몸이 털로 덮여있어 땅 속의 지각 변동으로 인한 자성을 느끼기가 더 쉬울 것이란 이야기다.
또, 새, 코끼리, 설치류, 곤충 등은 인간보다 훨씬 더 천둥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다. 인간에겐 들리지 않는 초저주파 소리를 듣는 것이다. 소련의 동물학자인 리츠네스키는 인간의 가청 주파수의 한계는 16㎐지만 대부분의 동물은 8㎐의 낮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 지진파를 사전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지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동물들의 행동을 보고 그 날 그 날의 날씨를 예측해 왔다. 예를 들어, 제비가 낮게 날거나 많이 날면 비가 온다든지, 물고기가 물 위로 입을 내놓고 숨을 쉬면 비가 온다, 개미가 이사하면 비 온다, 까치가 집을 낮은 곳에 지으면 태풍이 잦다, 반딧불이 높이 날면 바람이 없다, 장마 때 거미가 집을 지으면 곧 맑아진다 등의 이야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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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과학은 이런 옛 조상님들의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가 대부분 사실임을 규명해 내고 있다. 비가 오기 전에는 대기압이 낮아지고 공기가 습해지면서 작은 곤충들이 낮게 나는데, 이들을 잡아먹는 제비도 덩달아 낮게 날기 마련이다. 또, 물고기가 물 위에 입을 내놓은 것은 물 속의 산소 부족 때문인데, 저기압 일 때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귀여운 생김새의 프레리 도그도 폭풍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빗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땅굴 입구 주변에 둥글고 높은 담을 쌓는다. 한 때 개구리는 살아있는 기압계로 사육되기도 했다. 개구리의 피부는 습기가 많아지면 멜라닌 색소포가 팽창해 비가 오기 직전 검게 변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는 동물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인간은 가지지 못한 위대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 그들의 능력을 미처 규명해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수많은 동물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 않은지? 어쨌든, 만약 길을 걷다가 많은 동물들이 한 꺼 번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