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두번째 부자인 워렌 버핏, 버크셔 헤더웨이 회장 겸 CEO가 6월 25일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인 총370억 달러(한화 37조원 이상) 상당의 주식을 이번 달부터 5개 자선단체에 매년 기부키로 했다. 이는 역대 기부 중 가장 많은 액수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부자들은 사회 환원에 인색했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거액을 기부하는 일례가 있긴 하나 미국, 일본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 부자들이 하늘의 이치를 잘 안다면 보다 많이 베풀어야 한다. 나누고 베푸는 일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부자 되는 방법이니 말이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손님이다.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손님도 많아진다. 대기업의 경우,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손님이 되는 셈이다. 종종 기업가들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부를 승계하고 함께 누리는 가족이라고 착각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기업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손님이다. 때문에 손님에게 늘 정직하고 겸손해야 한다. 만약 장사가 잘 된다고 바가지를 씌우거나 단 한 푼도 깎아주지 않는다면 당장 외면당하기 일쑤다. 또한 손님 덕에 번 돈으로 손님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부(富)란 하늘이 잠시 내게 맡긴 것에 불과한데 이를 자신의 능력으로 벌었다고 착각하고 오만하게 행동하면 하늘에서 언제 재산을 환수해갈지 모른다. 부자란 모름지기 항상 무일푼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죽은 뒤에도 부자로 살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한 부자는 늘 이런 말을 했다. "저는 딱 한 평이면 됩니다." 그는 원하면 수만 평의 땅도 쉽게 살 수 있었지만 항상 한 평을 강조했다. 이 한 평의 의미는 아무리 부자라도 죽으면 결국 한 평에 눕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한 평에 얽힌 또 다른 얘기가 있다. 일제 때, 한 스님은 매일 나무를 해서 밥을 지었다. 산림법이 엄격해 벌목이 금지됐던 때라 하루는 순사가 산림 훼손죄로 스님을 체포하러 왔다. "당장 감옥에 가야겠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거기서는 밥을 줍니까?"라고 물었다. 순사는 밥도 주고 옷도 준다고 하자 스님은 반색하며 "나는 딱 한 평이면 되는데, 방도 줄 수 있습니까? 참선을 해야 하거든요." "스님은 독방 감이니 그런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스님은 싱글벙글 웃으며 "먹고 살게만 해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독채까지 주신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그동안 혼자 나무해서 밥을 해 먹느라 공부는 고사하고 겨울에 얼어 죽는 줄 알았다며 냉큼 행장을 꾸려오겠다고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멍해진 순사는 스님이 나오기 전에 얼른 줄행랑을 쳤다. 이 세상에 감옥 독방에 넣는다고 저렇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니. 참선을 너무 많이 하다 미친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 순사는 스님을 체포하면 골치만 아파질까 줄행랑을 친 뒤 다시는 오지 않았다. 살면서 얼마를 벌길 바라는가. 돈의 액수야 한도 끝도 없겠지만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죽은 뒤 편히 누울 땅, 한 평이 아닐까. 사우디아라비아 재벌의 한 평 철학, 산중스님의 한 평 철학이 필요할 때다. 끊임없이 가지려고만 하지 말고 비워낼 땐 깨끗이 비워야 한다. 오늘 하루 이렇게 말해보자. "딱 한 평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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