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수출가격 국내가보다 낮더라
21일 자정을 기해 가격을 바꾸고 있는 서울의 한 주유소.
원유 1배럴에 133.17달러.
국제유가가 13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의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1배럴에 133.17센트에 거래를 마감했다고 합니다. 전날 종가에 비해 4.19달러(3.3%) 급
등한 것입니다.
기름값이 '더 이상 오르지 말았으면' 하는 기대는 또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휘발유, 경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폭등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정유회사인 SK에너지는 오늘부터 주유소에 공급하는 기름값을 큰 폭으로 올렸습니다.
휘발유는 1리터에 1786원, 경유는 1816원으로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30원 높아졌습니다. 어제
GS칼텍스는 경유 1812원, 휘발유 1778원으로 경유 값을 1리터에 34원 비싸게 공급하기 시작했죠.
주유소 소비자가격은 대부분 오늘부터 올랐습니다.
지난 밤 퇴근길에 본 서울의 한 주유소는 자정을 기해 가격판 숫자를 바꾸고 있었습니다.
휘발유 1리터 1859원, 경유 1889원. 주유소 판매가격에서도 경유가 휘발유를 본격적으로 앞지르기
시작한 것이죠.
경유 값이 휘발유를 추월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경유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
이라고 합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공업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경유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국내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시장에서 경유와 휘발유 값 차이가 점점 더 벌어져 국내 경유 값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입니다.
어제 21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경유 값은 1배럴에 168.96달러로 전날보다 4.33달러가 올랐습니
다. 1배럴에 3.05달러가 오른 휘발유보다 1달러 이상 더 올랐습니다.
말문이 막힐 뿐입니다
21일까지 되던 '프린트 스크린' 기능이 막혀 촬영했습니다.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홈페이지]
기자는 어제 '휘발유보다 비싼 경유, 정유사 폭리다'(http://blog.joins.com/n127/9580767)는 제목
의 블로그 글에서 "국내 정유회사의 수출가격과 내수가격(주유소 공급가격)을 비교할 것"이라고 약
속했죠.
국내 정유회사들은 "석유제품 국제시세에 연동해 국내 출고가격을 결정한다"고 주장합니다.
석유제품의 국제시세와 비교해보니 국내 휘발유, 경유 값은 1리터에 100원 내외 높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마케팅 비용 등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제시세보다 10% 높은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4개 정유사는 "비슷한 시장점유율
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다"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가격보다 낮다"는 주장을 펼치
고 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에 대해서는 "내수가 아니라 대부분 수출로 번 것"이라고 강조
합니다.
사실일까요.
[출처=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홈페이지]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따르면 국내 정유회사의 지난 3월 출고가격은 경유 1리터에 807.59원
이었습니다.
그럼 같은 달 수출단가는 얼마였을까요.
관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무역통계조회' 사이트가 있습니다. 거기를 클릭하면 매달 '품목별 수
출 실적'이 나옵니다.
3월 경유의 수출 실적(신고일 기준, 본선인도가격)은 140만8342톤, 13억273만달러였습니다.
석유공사가 발표하는 정유사 공급가격 자료와 비교하려면 1리터당 원화 가격을 산출해야 합니다.
계산하기가 쉽지 않지만 도전해보죠.
먼저 관세청 자료의 톤 단위를 리터로 환산해야 합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에 들어가면 '석유 관련 환산 단위'가 나옵니다. 경유 1톤은 7.5배럴이더
군요(참고로 휘발유 1톤은 8.45배럴). 1배럴은 158.984리터입니다.
이를 이용해 계산하면 경유 140만8342톤은 16억7927만8833리터가 됩니다.
다음으로 수출액 13억273만달러를 원화로 계산해야죠.
우선 올 3월 환율을 알아야 합니다. 외환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나옵니다. 3월 평균환율(매매기
준율) 1달러에 979.86원입니다. 이를 곱하면 3월 경유 수출액 13억273만달러는 원화로 1조2764억
9987만원이 됩니다.
16억7927만리터에 1조2764억원.
국내 정유사가 3월 경유 1리터를 수출하면 760.15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죠.
국내 출고가격(세전공장도가격) 1리터에 807.59원보다 47원 가량 낮습니다.
계산은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국내 정유사가 석유제품을 수출하면 원유를 들여올 때 낸 관세와 수입부과금을 환급받습니다. 이
를 더해줘야죠.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원유 도입단가는 1배럴에 91.88달러였습니다. 약식으로 계산하면 1
리터에 6원 가량의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더군요. 또 수입부담금은 1리터에 16원입니다. 이를 더하면
22원.
결국 국내 정유사는 3월 경유 1리터를 수출하면 782.15원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래도 국내 출고가보다 25원이나 쌉니다.
'수출로 돈을 번다"는 국내 정유회사의 주장이 무색해집니다.
정유회사들은 국내에 휘발유와 경유를 팔 때 적지 않는 마케팅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들어가는 지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검산을 하겠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망 자료에 따르면 3월 경유 수출실적은 1043만2000배럴, 11억7838만1000달
러입니다.
금액 면에서 관세청과 차이가 있습니다. 기자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1리터당 원화로 환산해보죠.
총 수출량은 16억5852리터, 금액은 1조1546억원입니다. 1리터당 수출단가는 696.19원입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른 경유 1리터 수출단가 760.15원보다 낮습니다.
정부, 즉 관세청 데이터를 믿어야겠죠.
하지만 국내정유사들은 영업이익 1조원에 대해 "수출로 번 돈"이라고 주장하는 구체적 증거를 내
놔야 합니다.
노태윤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n127 인용
출처 : 국민석유회사
글쓴이 : 비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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