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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장승수 변호사 최신인터뷰

kongbak 2012. 11. 28. 18:11

[법저인터뷰]공부보다 쉬운 게 없다, 변호사 장승수를 만나다

“방대하고 난해한 법학, 인내심이 필요하다”

 

변호사 업무가 쉽나, 아니면 여전히 공부가 쉽나 라는 질문에 “당연히 공부가 쉽죠”라며 여전히 공부애찬론을 펴는 장승수 변호사.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저서로 한 시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다. 학창시절부터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막노동 등 주경야독으로 고등학교를 6년만에 졸업하고 서울대 인문계열 및 법대 전체 수석을 차지했던 그는 2003년 12월 제45회 사법시험에 합격을 하는 등 한 때를 풍미했던 공부의 달인이기도 하다.


2004년 초, 고시생들의 쉼터였던 ‘사랑샘’(원장 오윤덕)에서의 특강 때 만났던 기자로서는 그 이후의 근황이 매우 궁금했다.


당시 ‘힘든 일을 할 때 내가 먹은 마음가짐’이란 강연은 참여 고시생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그때의 기억이 기자로서는 아직도 생생하다.


자그마한 체구에, 지나치리 만큼 도도하고 당당해 보였던 그의 모습이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좀이 쑤셨다.


무려 15여년이 지났지만, 그의 저서는 아직도 제법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있다. 공부를 귀히 여기는 대한민국 전 국민의 바이블 역할을 독특히 하고 있다고나 할까.


현재 법무법인 로투스에서 기업법무 등 다방면 법률서비스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해서, 서초동 법조타운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점심시간 직후였지만 그는 바쁜 업무가 급작스레 생겨, 약 20여분을 기다린 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집무실 소파에는 좀 전에서도 본 듯한, 손때 묻은 2003년판 민사소송법(이시윤 저)이 놓여 있었다. 서고에는 고시시절의 각종 법서들이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채 진열되어 있었고 군데군데의 기업, 자연과학 관련 교육수료증들과 전문자문 위촉장들은 그 이후 부단히 노력해 온 그의 자취를 느끼게 했다.

 

“공부습관은 지금도 삶의 밑거름”

2006년 초 사법연수원(제35기) 수료 후 개업변호사로 활동한 이래 만 6년차에 접어든 그지만 노련미와 숙련미가 짙게 배어 나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라는 질문에 “그냥 현실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왔다”며 간단한 답변으로 인사치레를 했다. 그는 연수원 수료 이후 약 1년여간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다 2007년 중반부터 지금의 법무법인 로투스에 몸담고 있다.


공부하던 때가 쉬웠나, 현재 변호사 활동이 쉽나 라고 의중을 대뜸 떠 봤다. “공부하는 것이 훨씬 쉽다. 공부는 그냥 혼자서 열심히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면서 “변호사업은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능사가 아니다”라며 세상사 이치로 응했다.


“공부할 때의 자세와 방법이 현업에도 도움이 되느냐”고 묻자 “당연히 도움이 된다. 개업변호사는 자유분방할 수 있는데, 자기 관리차원에서 공부할 때의 습관들이 그대로 연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부할 때는 공부밖에 모르고 딴 짓을 하지 않듯이, 일을 할 때에는 차를 마시거나 신문을 보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직 사무실에서는 자리에 앉으면 연구와 상담에 전념한다”면서도 “업무시간이 지나면 일상인으로 돌아간다”고 허심탄회하게 근황을 전했다.

 

“노력의 대가는 승소로 보답 받아”

그는 현재 딱히 정해진 전문분야만 파고들지는 않는다. 기업자문, 일반송무, 기업소송대리 등 모든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만능꾼이다. “조세, 법인세, 주식양도, 주식발행, 인수·합병, 회사대여금채권 등 거의 전 분야를 다루고 있다. 먹고살기 위해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지난 5년간 송무라는 송무는 거의 다 해봤다. 헌법소송을 제외한, 소년사건부터 100억을 넘는 은행사건, 약 300억원에 달하는 국가소송까지….”


그의 승소율은 90%를 넘는다. “승소할 수 없을 것 같은 사건은 맡지 않는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스트레스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 “내가 이기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변호사는 이길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은 곧 의뢰인의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봐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사건은 (법률상 청구권 불성립, 증가가 전무한 경우 등) 의뢰인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으므로 양심상 맡을 수가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변호사라는 직업도 여느 직업 못 지 않게 스트레스가 많다. 변호사들로부터 흔히 듣는 말이다. “판·검사는 사건을 맡으면 방향이 결정되어 있지 않지만 변호사는 반드시 이겨야(승소)하는 방향으로 전력투구해야 한다”며 “그래서 스트레스도 크고 연구와 준비도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을 이었다.


“따라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승소를 만들에 내는 것이므로 보람도 크다. 법리적으로, 사실적으로 변론을 구성한 것이 법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져 그것이 판결문으로 이어질 때의 그 보람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내 주장이 다 받아들여진다는 것의 희열!”

 

“이젠 제법 노하우도 쌓여간다”

3년전에는 간염도 앓았다고 한다. 일을 죽어라 했고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그래도 할 만하다고 하는 것이 그의 응석이었다. 다만 “이제는 제법 노하우가 생겼는지 약간의 여유도 생기고 있다”는 말에는 느긋함도 묻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밤10시까지 일했지만 지금은 통상 오후 6시가 되면 퇴근을 한다”며 “일하는 요령이 제법 체득되고 보조인들과의 업무조화까지 이뤄지면서 한결 여유가 생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노하우가 쌓이고 업무효율성도 높아졌다는 것.


“서면은 직접 작성하되 그 외의 집행, 형식적인 업무들은 직원의 보조를 받지만,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만은 직접 연구하고 준비한다”며 “직원간의 호흡이 척척 맞지만 때론 오타 하나라도 꼼꼼히 살핀다”는 말에서는 프로페셔널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아직도 주말 중 하루 정도는 매주 출근을 한다. “그래야, 다음 한 주가 편해지니까요….”


서초동 변호사업계 소식을 조금 물으려 들자 “잘 모른다. 가장 만나지 않는 이들이 변호사들이다. 같은 사무실 내의 변호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만나지 않고 있다”며 “변호사는 영업을 해야 하고, 또 늘 사건연구를 해야 해서…”라며 겸손을 떨었다. 


다만 “업계가 어렵다는 소문은 종종 듣는다”면서도 “하지만 무엇을 기준을 하는지는 모르겠다”며 오히려 반문했다. 흔히 잘 나간다는 변호사들로부터도 자주 듣는 말과 일맥상통했다.

 

“법학만한 공부량이 어디 있겠나?”

공부가 가장 쉽다던 그 역시 법학만은 결코 만만치 않은 학문이라고 했다. 법은 워낙 분량이 많다. 그러다 보니 시험범위와 분량도 꽤나 많다. “대학 수능(본고사)에 비하면 과목당 봐야할 전체적인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엄청 많은 판례와 이론, 심지어 논문까지…, 국어, 영어, 수학 등 기초학문이라는 것은 대부분 통설 중심이지만 법학은 비판 학설도 나오기 마련”이라며 “통설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풀이했다.


그래서 그럴까. “오히려 변호사 활동이 더 쉽다”면서 “판례만 알면 되는 것 아닌가. 대법원, 하급심 등 판례들이 누적되고 있고 이들 판례를 알면 큰 지장이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란 의뢰인을 위해 판례도 깰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물었다. 하지만 그는 “흔히 법조인들이 판례를 몰라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도 있듯이 변호사는 판례를 깨기보다 판례를 아는 것이 우선적”이라면서 “판례를 깨야 할 사건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판례들이 늘어나면서 유사한 판례들도 늘어났고 이미 많은 판례들이 깨어질 만큼 깨어진 듯하다”고 판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게도 로스쿨에 대한 염려가 없지는 않았다. “현재 로스쿨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배우는지 잘 모른다”면서 “다만, 3년 과정에 바로 변호사가 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 많은 법지식을 체득할 수 있을지…”
“대륙법계의 우리는 기본적으로 법에 관한 기초적인 틀이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영미법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여서 어떤 사건은 케이스만 알아도 되지만 아직 우리는 법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현업에서 판례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륙법 고유의 법학방법은 어쩔 수 없이 뛰어 넘어야할 과제이며 이는 법학도들의 기본자세라는 설명이다.

 

“판례 학습 효과적…절대 학습량 필요”

그래서 그는 과거 법학을, 사법시험을 어떻게 공부했는지 물었다. 진부한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말문을 열었다.


“특별히 신경 쓴 것은 가급적 판례 원문들을 많이 보려고 했다”며 추상적인 법학의 실체적 접근학습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케이스들을 읽어보면 이해가 쉽고 머리에도 오래 남는 법이다. 그러면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된다”며 “가급적 그렇게 공부하력 노력했다. 그 때만해도 판례를 구하기가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2차 시험은 3번째에 붙었다. 초시에는 뭔지 모르고, 재시는 준비를 덜했던 터였다. 하지만 3번째 도전에서는 합격할 수 있었다. “막판에는 하루에 한 권을 다 봐야 하는데…, 그게 되니까 합격 되더라”고 회상했다.


흔히 말하는 절대적인 학습량에 도달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때부터는 책장을 넘기면 머릿속에서 자연적으로 스케치가 되더라. 자연적으로 그렇게…”라며 “약술형은 교과서 페이지까지 떠올랐다”고 말했다. 합격자들의 합격기에 나오는 한결같은 이야기들과 다르지 않은 대목이다.

 

“시험이란 처음이 힘들 뿐이다”

그는 고시생들에게 합격담을 전했다. 사법시험 준비 당시, 오전 8시 도서관에 나가 밤 11시 문을 닫을 때까지 줄곧 그렇게 공부했다. 주말도 없었다. 다만 일요일 오전만 잠시 짬을 가졌을 뿐.


“시험이라는 것도 처음이 힘들 뿐이겠죠”라며 “조금 알면 재미가 붙고 또 기초가 다져지면 점점 할만 해 진다. 일단 1차시험 합격할 때까지가 힘들지, 그 이후부터는 크게 힘들지 않고 재미도 쏠쏠하기 마련일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나만의 학설과 의견도 하나하나 생겨날 수준이 될 테니까요.” 일단 1차시험에 붙고 나면 심리적 안정감도 생긴다는 뜻도 포함됐다.


그는 고사장에 아예 책을 가져가질 않았다고 한다. 달랑 볼펜하나만 들고 매일 시험장으로 오갔다. “한 권을 최대한 빨리 봐도 4~5시간은 소요되는데 ‘아직 다 못 외웠으니 시험장에 가서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는 합격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그럴 바엔 차라리 산책을 조금 하는 등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낫지, 한 시간 동안 봐야 얼마나 보겠습니까”라고 지론을 폈다.


그래서 당시 주변 수험생들은 그를 생초시생으로서 그냥 맛보기 응시생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옆에 한 수험생은 많은 책을 들고 와 책장을 넘기는 등 소위 모범생(?)이었는데, 알고보니 그가 오히려 초시생이더군요…(저는 붙고 그분은 일 년 후에 연수원에 입성하더군요)” 껄껄 웃는 여유로움을 통해 당시 고사장에서의 그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었다.


특히 2차생들을 위한 조언이 계속됐다. 시험 전날과 시험기간 동안에는 공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그냥 스킨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겠죠”라며 “물론 그 이전에 전 과목을 마무리해 놓고 시험 직전까지는 하루에 한 과목씩 훑어 내려갈 수 있는 실력을 쌓아 놓은 후, 시험기간에는 특별히 공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저는 이같은 신념으로 볼펜하나만 들고 갔고 남들보다 긴장을 풀고 시험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논술형인데 뭔가 창의성도 발휘해야 하고, 책에 나오는 것도 응용력이 필요한데 너무 긴장하면 어려울 것 같았어요.”

 

“부끄러움 없이 공부한다면 必합격”

보다 만 듯한, 때 뭍은 민사소송법을 잠시 펼쳐보았다. 밑줄이며 메모며, 심지어 참고판례를 곳곳에 붙여 놨다. 법학도들이라면 누구나 그러했듯, 법조인을 꿈꾸며 밤잠을 설쳤던 학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요즘도 주요 판례들을 참고하기 위해 이 책을 늘 곁에 두고 있다”는 그의 말이 아이러니컬하면서도 충분히 수긍도 갔다.


예비법조인, 수험생들에게 선배로서 권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부탁에, 그는 “시험에만 합격하면, 연수원만 나오면 인생이 보장된다는 인식(수험생들도 이것을 바라고 있겠지만)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현실적으로 그렇지가 못하다. 판사가 되더라도 언제 부장이 되는지, 로펌에 가서도 언제까지 근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면서 인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는 말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그래도 이만한 직업은 없을 걸요. 생각보다 보람도 큽니다.”
“법학은 결코 쉬운 공부가 아닙니다. 지금 각종 고시제도도 바뀌고 있지만 모두에게 똑 같은 조건 아닌가요. 자신의 인생을 다 불살라서라도 열심히 한번 해본다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공부한다면, 승패여부를 떠나, 그 떳떳함은 또 다른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 양심에 꿀리지 않게 열심히 한다면 성공은 보장될 것이며 그것이 인지상정이겠죠.”


거듭 강조했다. “돈, 명예 다 좋지만 억울한 자를 구제해보면 그 보람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정말 한 치의 부끄럼도 없이 취선을 다했다고 자신한다면 정말 합격할 겁니다. 다만 상당한 준비기간을 필요로 하는 시험인 만큼, 그에 따른 인내심도 필요할 것입니다.”

 

출처 :  법률저널

http://news.lec.co.kr/gisaView/detailView.html?menu_code=10&gisaCode=L001002006370016&tblName=tblNews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출처 : ★9꿈사★공무원을꿈꾸는사람들
글쓴이 : 데스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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