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學산책

[스크랩] 바람·분뇨·돼지비계…"대체 에너지를 찾아라"

kongbak 2010. 1. 23. 13:53
바람·분뇨·돼지비계…"대체 에너지를 찾아라"
[지구온난화 어떻게 할 것인가 ③-1]나라별 대체에너지 개발현황

지난 5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는 2015년 이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늘어나면 인류는 엄청난 생태계 변화 등 재앙적 상황을 맞이한다고 경고했다. 인류가 어떤 미래를 맞이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남은 시간은 불과 8년. 국정브리핑은 이러한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기업, 개인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기후변화의 미래와 대책’ 시리즈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① 지구온도 0.6℃ 상승 별것 아니라고요?
①-1 온실가스 왜 천덕꾸러기 됐나
② 기후변화 해법 찾기 '세계는 지금'
②-1 "시간 많이 남지 않았다"…기후변화 대응은 생존 문제
③ 미국 2017년까지 석유사용 20% 줄인다


2005년 2월 교토의정서가 발효됐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줄여야 하는 선진국들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는 한편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의 원인이 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 27개국 정상은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 감축하고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태양열,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도 현 7%에서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독일은 이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일 풍력발전량, 원전 17기와 맞먹어


독일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고성장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많은 발전용량을 차지하는 분야는 풍력발전. 총 1만8685개의 발전설비가 전체 전기 공급량의 6%인 연간 2만622㎿를 생산하고 있다. 독일이 2021년까지 완전폐쇄하기로 한 원전 17기의 발전용량인 연간 2만1426㎿에 맞먹는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 역시 200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독일에는 태양광 발전시설이 30만개 가량이 있고 연간 2300㎿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원전 2기의 생산용량에 해당한다. 독일에는 지금도 태양광 발전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축산분뇨 등을 이용한 바이오가스 시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북부지역 뵐테마을의 바이오가스 시설은 하루 300t 가량의 분뇨로 시간당 2.524㎿의 전력을 생산한다. 매일 1555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주민들은 이를 팔아 하루에 625만원 가량을 벌어들인다.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유기농 액체비료는 인근농가들이 사용해 일거양득이다.

독일은 세계 풍력발전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풍력발전 강국이다. 사진은 독일의 한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작동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독일 전역에는 발전 용량의 차이는 있지만 바이오가스 시설이 2700개나 있다고 한다. 독일은 이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확대해 2010년까지 에너지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지난해 5.3%에서 2010년 1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석유 대체에너지 바이오연료 각광


풍력과 태양광 등 기존의 대체에너지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주로 전기에너지로만 사용할 수 있을 뿐 소비량이 많은 자동차 연료로는 사용할 수 없다. 수소전지 차량이나 전기차량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자동차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는 큰 의미가 있다. 기존 엔진 등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네덜란드 국립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바이오에탄올은 가솔린에 비해 30%, 바이오디젤은 경유에 비해 40%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는 각각 10%, 30% 가량이다.

사탕수수나 사탕무, 옥수수 등에 함유된 당을 발효시켜 얻어내는 바이오에탄올은 휘발유 대용으로 사용된다. 미국과 브라질이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바이오에탄올을 가장 널리 사용하는 국가는 브라질이다.

‘녹색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브라질은 2003년 법으로 가솔린에 바이오에탄올 23%를 섞도록 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차량 10대 중 8대는 바이오에탄올과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차량’인데 현재 브라질 전체 차량 중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브라질은 현재 ‘녹색 사우디아라비아’라고 불릴 만큼 바이오에탄올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2006년 브라질은 178억ℓ를 생산,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바이오에탄올을 만들어 냈다.

바이오에탄올 생산 1, 2위국인 미국과 브라질은 3월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을 발표하는 등 에탄올 동맹을 맺었다. 사진은 3월 9일 브라질 상파울로 부근의 국영석유공장을 방문한 부시 미 대통령과 룰라 브라질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현재 생산량의 85% 가량을 내수에 사용하고 있는데 수출이 매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 1위 수출국인 브라질은 2011년까지 사탕수수 생산능력 확충에 62억달러를 투자해 수출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미 4월말 현재 에탄올 수출은 51만t(4억9000만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108.1%)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185억ℓ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한 미국은 올해 초 기술개발 등을 통해 향후 10년간 자동차연료 소비량을 20% 감축하고 에탄올 공급을 늘린다는 내용의 에너지장기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에탄올 소비량은 현재의 200억ℓ 수준에서 2017년 1320억ℓ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미국은 세계 1위 수출국인 브라질과 동맹을 맺고 바이오에탄올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바이오연료 전쟁에 뛰어든 미국


미국은 이미 20여개 주에서 5~10%의 바이오에탄올을 섞은 휘발유 판매를 의무화하고 있다. GM과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 자동차 제조업체는 2010년까지 E85(에탄올 85%)로 달릴 수 있는 바이오연료 자동차 생산을 연간 200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바이오에탄올을 주로 생산·소비하는 미국과 달리 EU 국가들은 바이오디젤 중심이다. 전체 바이오연료 중 5% 가량을 차지하는 바이오디젤은 콩이나 유채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기름을 알코올과 촉매반응시켜 만든 것으로 경유와 섞어 디젤엔진에 사용한다.

바이오디젤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독일로, 2005년 현재 EU 생산량의 절반 가량인 19억2000만ℓ를 생산했다. EU국가는 수송용 연료 중 바이오연료 비중을 2005년 2%에서 2010년 5.75%, 2020년 20%, 2030년까지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연료가 모든 면에서 좋은 것은 아니다. 기존의 바이오에탄올은 곡물 등 농작물을 원료로 사용해 곡식을 차 연료로 쓴다는 윤리적 비난 뿐 아니라 원료작물의 대량생산을 위한 산림벌채를 유발해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바이오연료, 식량가격 상승 주범


더 큰 문제는 식량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점이다.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로 사용되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곡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유엔 산하기관인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품가격은 2001년 이래 50% 상승했다. 농작물 가격 상승은 사료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육류나 유제품 등의 가격도 덩달아 오른다.

식품의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바이오연료용 옥수수 수요 증가가 꼽히고 있다. 사진은 미국 솔트레이크시 부근의 제빵공장에서 만들어진 식빵.(사진=연합뉴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3월 미국과 브라질의 에탄올 동맹을 비난하며 옥수수를 재료로 한 에탄올을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곡물가격이 폭등, 가난한 개발도상국가 국민들은 굶주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량안보에 위협을 느낀 중국은 지난 6월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데 옥수수 등 식용 농작물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4륜 구동 SUV 한 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순수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선 옥수수 약 200kg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거의 일 년간 먹을 양식이다.

이런 까닭에 식량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바이오연료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일본은 버려진 논에서 재배한 쌀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다. 오랜 쌀 재배 면적 감소 정책과 농촌의 고령화로 버려진 논에 재배에 손이 가지 않으면서도 수확량이 보통 품종보다 1.5배 많은 다수확 품종을 심어 쌀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돼지고기 비계로 바이오디젤 생산


오스트리아 그라츠시는 1999년부터 ‘프라이팬에서 연료탱크 속으로’란 슬로건을 내걸고 폐식용유 활용 정책을 추진했다. 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비영리회사가 식당과 가정에서 폐식용유를 연간 250~280t 가량 수거, 이를 바이오디젤 생산회사에 판매한다. 생산업체는 버스회사나 화물운송업체, 택시회사에 바이오디젤을 경유보다 싼 값에 넘긴다. 유류비와 온실가스 배출 뿐 아니라 폐식용유 처리비용까지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고 에너지자원의 다변화를 촉잔하기 위해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의 사용확산촉진 입법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2006년 1월 11일 도쿄 금융중심지 한 사무실 빌딩 지하 벼재배논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는 일본 농업기술원 수습생.(사진=연합뉴스)

식물 대신 동물의 지방을 이용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 도쿄는 올해 안으로 차세대 바이오에너지를 사용하는 버스 2대를 시범운행하겠다는 계획을 1월에 내놨다. 돼지지방을 녹여 정제한 반고체 기름인 라드 등 동물성 기름의 폐유나 식육 처리 중 버려지는 소나 돼지의 지방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5위인 미국 정유회사 코노코필립스도 4월 미국 최대 육류가공업체 타이슨과 손을 잡고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일반 디젤에 비해 유황을 줄이고 열효율을 높인 바이오디젤을 연간 6억6245만ℓ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닭기름도 바이오디젤로 만들어진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인 미국의 글로벌 퓨얼스는 올해 초 육류가공업체 타이슨으로부터 닭기름을 받아 연간 1140만ℓ의 바이오디젤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나뭇조각, 볏짚도 바이오연료 재료


나뭇조각이나 볏짚, 밀짚, 옥수숫대, 당분을 짜낸 사탕수수깍지, 커피 찌꺼기 등으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됐다. 덴마크의 한 벤처기업은 지구에서 가장 풍부한 유기물인 식물섬유를 원료로 사용, 제1세대 바이오연료가 가졌던 단점을 해결했다. 현재 밀짚 1t에서 바이오에탄올 300ℓ를 만들어내고 있다. 부산물로 수소와 메탄가스, 땔감용 목질도 나온다.

오렌지가 많이 나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은 3월 오렌지주스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바이오연료로 만드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찌꺼기 1t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연료는 약 75ℓ 가량. 발렌시아 지역에서 나오는 부산물 분량은 약 50만t으로 추산되는데, 바이오연료 3750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우리나라의 바이오연료 사용은 이제 시작 단계다. 2005년 4월 20일 지구의 날 기념행사의 참가자들이 유채기름과 화석연료를 2:8의 비율로 혼합한 바이오디젤을 승합차에 주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은 약 2.3%에 불과했다. OECD 국가 평균인 약 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중 바이오에너지의 비중은 3.7%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에탄올은 검토 단계에 있으며 바이오디젤은 약 4년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7월 BD5(바이오디젤 5% 이하 혼합, 우리는 0.5% 혼합)의 전국 보급을 시작,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다.

출처 : JUST IMAGINE! ART & SCIENCE
글쓴이 : mantr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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