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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수출하는 한국’ NY타임스

kongbak 2009. 9. 10. 21:24

‘한글 수출하는 한국’ NY타임스

 
【뉴욕=뉴시스】노창현 특파원 = 미국의 주류 매체들이 세계로 전파되는 한글 소식을 연이어 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한글 수출하는 한국’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지 수십년만에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를 이룩한 한국이 문자가 없는 나라에 한글을 보급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한글, 인도네시아 섬 문자됐다’는 기사에서 “한글이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찌아-찌아 족의 문자로 도입됐다”며 한글 보급 노력을 대서특필한 바 있다.

부동산으로 모은 재산을 한글 보급에 쏟아붓는 이기남(75) 할머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의료부문에서 하는 활동처럼 나는 문자 없는 언어들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문자가 없는 수천개의 언어들이 있다. 그들에게 한글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외국인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한국은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있을 만큼 문자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면서 “일제합병시기 한국인들은 직장과 학교에서 그들의 문자와 언어를 쓰지 못하도록 통제됐다”고 소개했다.

이 할머니는 언어학자로 일제 강점기 비밀리에 한글을 가르친 선친의 영향을 받아 한글을 기념하고 세계를 돕는 것을 자신이 꼭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

훈민정음학회 회장인 김주원 서울대 교수는 “언어가 사멸되는 나라들에 한글을 전함으로써 인류의 언어와 문화적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2억4000만명의 인도네시아는 통일된 문자를 가르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묘한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니콜라스 담멘 한국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최근 찌아-찌아 족이 도입하기로 한 한글을 들어 “그들이 취미로 하는 일이라면 모르지만 이미 짜이-짜이족은 영어알파벳 문자가 있다”고 되물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은향 서기관은 “(한글보급은) 외교적으로 미묘한 걸림돌이 많아서 정부가 직접 지원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가 지원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2003년으로 처음에는 네팔과 몽고, 베트남, 중국 등의 소수민족을 돕는 선교단체에 관여했으나 언어 분야에 치중하지 않는 것을 보고 독자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글의 보급은 아시아 일대에 한류열풍이 불어닥친 것과 무관치 않다. 드라마와 음악, 팝스타들이 이들 나라의 우상이 되면서 한글에 대한 인기도 동반상승하는 것이다. 신문은 "한글날은 10월 9일로 1446년 한글 탄생을 기념하는 것"이라며 "그전까지 한국인들은 고유의 문자를 갖고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8년 7월 이기남 할머니는 인도네시아 부톤 섬에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했고 한국문화센터 기금으로 50만 달러를 쾌척하기도 했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21대손인 그는 “세종대왕이 백성들에 대한 사랑으로 한글을 만들었듯이 오늘의 한국인들도 지구촌에 한글을 전파함으로써 인류에 대한 사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