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경제·남북·오바마‥'예언 2009' 후암미래연구소 차길진 대표

kongbak 2009. 1. 2. 09:13

경제·남북·오바마‥'예언 2009' 후암미래연구소 차길진 대표


<사진>

-2009년도 세계 경제 전망은.

▲금번의 경제위기는 실물경제의 실수를 넘어서는 인터넷, 디지털 금융의 허수에서 비롯된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다. 인터넷과 디지털의 특징은 신속성이다. 세계 경제가 급속히 악화됐지만 재빠른 대책에 성공한다면 회복 속도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한국 경제는 언제쯤 회복할 것인가.

▲1998년 IMF와는 차원이 다른 위기다. 당시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몇 나라에 국한되는 국지적인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경제 하락의 중심에는 자본주의 종주국 미국이 있다. 전 세계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지구촌 시대, 인터넷 시대라 이미 경제국경은 없다. 우리만 잘 한다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해결책은 나라 안에서 찾아야한다. 과거엔 국내의 어려움 IMF와 선진국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본가가 흔들리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는 미국의 경제 지표와 긴밀하게 동기화 돼있다. 독자 생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이유다.

국내 경기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돈과 부자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 부자가 지갑을 열어야한다. 과거 우리는 동네 부자가 곡간을 열어 굿을 해서 제수용품도 사고 떡과 과일을 나누어 경제를 순환시켰다. 부자는 자기 돈이 아니라 남의 돈을 잠시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들은 부자가 지갑을 열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도둑도 도둑질을 하려면 노력을 하는데 부자도 거저 부자가 된 것이 아니다. 부자를 무턱대고 부정부패비리로 몰아서는 안 된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횃불을 밝히는 자가 있어 험한 길을 잘 가면 되는 것이지 굳이 횃불 든 자가 누구인지 따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바마가 가져올 변화는.

▲흑인인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에겐 천지개벽이다. 세계를 호령하는 미국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미국중심의 세계질서는 빠르게 다극화 될 것이다. 운(運)은 계절처럼 움직여서 운이다. 영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대서양세력은 태평양으로 옮겨가고 있다. 도래하는 태평양 시대엔 아시아가 미국의 대체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아시아에서 중심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GM의 이익=미국의 이익’이었으나 미국의 자동차 빅3를 모두 중국이 사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약점이 있다. 분열이다. 중국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중국대륙은 늘 통일과 분열의 이합집산을 거듭했다. 오히려 통일된 기간은 짧고 분열의 기간이 길었다. 중국은 지금 다양성과 분리 독립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

한국은 일방적인 미국중심의 외교보다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력 균형을 잘 읽어서 명분보다 실리와 생존을 우선으로 접근해야 한다. 조선시대 변혁기에 명나라와 청나라를 잘 못 골라서 참혹한 병자호란을 당해야 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바마 시대의 북한은.

▲벼랑외교 전술의 달인 북한은 외부가 아닌 내부의 붕괴로 급속한 변화를 겪을 것이다.

-김정일의 권력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올해는 두 개의 커다란 별이 질 것이다. 북한의 격변이 예상된다. 위기인 동시에 통일의 기회가 되는 사건이 터질 것이다. 진부한 좌우 이데올기를 뛰어넘는 지혜로운 대안을 모색할 때다. 세계 마지막 남은 이데올로기 분단국가로서 국토의 통일보다 먼저 생각의 통일을 준비할 때다.

-청와대는 땅기운을 다했으니 강화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는데.

▲아니다. 계룡산이 영험한 산이라고 수도를 계룡산으로 옮길 수 없는 것과 같다.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강화는 남으로 영종도를, 북으로 개성을 거느리며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 영종도에는 세계 각국의 항공기가 드나드는 거대한 비행장이 마련돼 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올림픽국제공항의 거대한 십자 주차장보다 훨씬 규모가 큰 영종도 비행장은 지금보다 세 배를 더 넓힐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자가용 비행기 시대 개인전용기 격납고가 있어 아시아 물류허브를 넘어 첨단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지구촌 정거장의 기반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남북 경협의 핵심 사업이 개성공단에 위치한다. 최근 들어 삐걱거리고 있지만 대륙에선 최초 흑인대통령이 당선되어 오랫동안 정체된 한반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

강화의 지하에는 삼합수가 실어 나르고 태평양의 거대한 조수가 빚어 낸 퇴적광물이 숨을 쉬고 있다. 미래의 인류에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의 광물이다. 인삼이 고려와 조선의 국부가 되었듯 이 천혜의 광물은 다가오는 제2의 개국에 밑천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읊은 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던데.

▲모르는 자는 몰라서, 아는 자는 알아서 말을 못한다. 민심은 천심이다. 아무리 정해진 운명이라도 국민을 감동시키면 바꿀 수 있는 게 운명이다.

이민정기자 benoit051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