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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수학은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는 열쇠 

kongbak 2008. 12. 16. 18:33

[원자력 칼럼] 수학은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는 열쇠

기사입력 2008-12-09 15:37 기사원문보기
인류의 역사를 강자와 약자의 싸움으로 정의한다면, 자연과학 연구는 과학자와 시간과의 싸움으로 정의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똑같이 24시간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진리를 되돌아보면 우리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시간이다. 일찍이 성 어거스틴은 "시간은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지만 우리들의 삶의 중심에 있고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 누구도 멈출 수 없는 시간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독재자인 셈이다.

◆ 현대 물리학의 영원한 숙제 '시간'

= 현대 물리학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있다면 우주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는 곧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5000년 동안 인류는 시간을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이용해 측정했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속도는 기후나 천체 간의 영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일정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결국 과학자들은 원자시계를 통해 시간을 정의하고 있다. 현재 가장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원자시계다. 이 시계는 세슘원자가 91억9263만1770회 진동하는 시간을 1초로 정의한다. 이렇게 큰 숫자가 1초의 기준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1초의 정밀도가 100억분의 1이라는 뜻이다. 물리학자들은 이것도 모자라서 세슘 대신 보다 정확한 류비듐 원자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왜일까? 그것은 시간과 공간이 우주의 가장 중요한 요소며, 중력은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는 것은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 시공간과 수학

= 널리 알려진 것처럼 현대 과학은 아인슈타인의 '시간의 상대성이론'이 기폭제가 됐다. 청소년들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는 것처럼, 물리학계는 극초의 시간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원자폭탄이 80번의 연쇄반응과 함께 폭발하는 총시간은 마이크로세컨드(microsecond)인 100만분의 1초에 불과하다. 이런 단적인 예만 보더라도 극초 시간의 측정과 제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간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해서는 펨토초(10의 15승분의 1초)처럼 극한의 짧은 시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근대과학의 아버지 뉴턴은 "우주는 정확한 수학적 원리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이는 자연의 모든 운동법칙이 오직 수학이라는 수단으로만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이 인간에게만 준 두 가지의 큰 선물이라면 분명 글과 숫자를 들 수 있다. 만일 인간이 글만 사용할 줄 알았다면 인류의 문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아마도 원시시대의 문화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숫자와 역사, 그리고 시간은 한 몸과도 같다.

실제로 과학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은 숫자를 사용하는 수학, 그리고 과학에 시간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약 400년 전 갈릴레오가 처음으로 자유낙하법칙에서 시간을 하나의 양(quantity)으로 사용하면서부터 근대 자연과학의 발달이 시작되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또 뉴턴 시대에는 시간과 공간이 불변이라고 믿었지만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물리적 세계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생각하고 자연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의 시공은 여러 측면에서 전자기장이나 핵력장과 나란히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의 재발견이란 기념비적인 의미를 갖는다. 특히 수학은 이런 시공간의 신비를 풀어내는 데 사용되는 유일한 언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 수학은 국가 운명도 좌우한다

= 수학이 세계사의 한 획을 그은 대표적인 사건은 1944년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전쟁이다. 미국의 승리 뒤에는 미국 국가안보국(NSA) 산하에 있는 수천 명의 수학자들이 계산한 확률과 암호 해독 등의 노력이 있었다. 이미 우리는 지금 지식정보화 사회의 한가운데 살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수학은 가장 중요한 학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 논리적인 사고를 가진 수학자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는, 많은 정보를 분석해서 결론을 내는 수학자들의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수학자는 숫자와 논리를 이용해 리스크 관리나 정보 분석을 하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단순한 기초과학이 아니고 국가 안보와 관련된 군사작전이나 암호 해독, 금융 수학 등 모든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로 암호 수학과 금융 수학은 우리가 추구하는 21세기 지식산업의 전형이다. 이미 미국 월가에는 수천 명의 수학자가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우주산업이나 시간을 다투는 일기예보, 유전자 연구, 나노기술, 항공기술 등 최첨단 기술은 전적으로 수학적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 또 이들이 요구하는 초고속 계산은 컴퓨터가 수행하지만 이것을 운용하는 중심에는 항상 수학자와 수학이 있다. 컴퓨터를 개발한 영국의 튜림과 미국의 폴 노이만은 모두 수학자 출신이었다.

우리 청소년들도 수학 선진국이 곧 과학 선진국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우주의 신비를 풀고 국가를 살리는 힘을 가진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지는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장인순 한국원자력연구원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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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수학은 우주와 물질을 이해하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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