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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덕일 사랑] 인재 찾기

kongbak 2008. 6. 23. 13:21

[이덕일 사랑] 인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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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6.0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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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버림을 받은 국왕을 독부(獨夫)라고 하는데 하(夏)나라의 걸(桀)왕과 은(殷)나라의 주(紂)왕을 꼽는다. '국조보감(國朝寶鑑)' 태종조에는 태종이 세자에게 "걸주(桀紂)를 어찌해서 독부(獨夫)라고 하는가"라고 묻자 "인심을 잃어서 그렇습니다"고 답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태종이 "걸주는 천하의 주인이 되었지만 인심을 잃고 나자 하루아침에 독부로 전락하고 말았다. 나와 네가 만약 인심을 잃는다면 필시 하루아침도 이 자리에 있지 못하게 될 것이니 소홀히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훈계했다.

현 정권에 민심이 이반된 이유는 기대했던 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은 사라진 대신 '고소영' '강부자' 같은 부자들로 구성된 정권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니 인사가 망사가 된 셈이다. 인사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소수의 벌열(閥閱)들이 자리를 독차지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오늘의 벼슬아치들은 모두 종당(宗黨·친척당)과 사돈붙이가 아님이 없다'고 비판했다.

일부 특권층이 벼슬을 독차지하는 인사구조를 비판한 것이다. 이익은 '농사꾼 중에서 인재를 발탁하자(薦拔 & #65533畝)'라는 글에서 '그러므로 공경(公卿)들에게 미천한 사람들의 농사일을 알게 하려면 반드시 벌열(閥閱)이란 칼자루 하나를 깨뜨려 없애고, 몸소 농사의 어려움을 아는 자 가운데 덕망 있는 인재를 가려 높여서 등용해야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갈파했다.

민생의 어려움을 아는 인재를 등용하라는 이야기다. 유비가 세 번씩이나 찾아 갔을 당시 제갈량은 일개 농사꾼에 지나지 않았다고 '삼국지(三國志)' '제갈량(諸葛亮)열전'은 전하고 있다. 농군 제갈량에게서 나온 것이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였다. 성호 이익은 인재를 미리 확보해 두었다가 쓰는 '저인대용(貯人待用)'을 제안하면서 '전형(銓衡·인사)을 맡은 자로서 시골 인재를 추천하지 않은 자는 벌을 주자'고까지 주장한다. 현재 쓸 만한 인재가 없다는 변명은 들리지만 '종당(宗黨)과 공신(功臣)'을 넘어서 인재를 찾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민초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어찌 인재가 없겠는가.

[이덕일·역사평론가 newhis19@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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