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

한국 특유의 ‘쏠림 현상’, 왜?

kongbak 2006. 8. 20. 16:50

한국 특유의 ‘쏠림 현상’, 왜?

최근 영화 ‘괴물’의 기록적 흥행, 명품의 지나친 유행, 일시적으로 달아올랐던 월드컵 열풍 등을 놓고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쏠림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특히 심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문화운동가이자 민중가수 손병휘씨는 19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 ‘쏠림 현상’이 심한 역사적 배경은 세가지”라며 “중앙집권 전통, 식민지와 독재 경험, 지도층 부패가 그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손씨는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유독 오랜 시간 중앙집권적 전통이 이어져왔다”며 “반면, 유럽 그리고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봉건 시대에 지방분권 체제를 오랜 시간 경험했을 뿐 아니라, 근대국민국가로 자리잡은 이후에도 지방자치가 강하게 뿌리를 내려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혹은 연방제 전통이 강한 외국은 문화의 다양성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만, 중앙집권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는 문화적 통일성, 획일성이 강하게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

손씨는 또 “우리나라의 식민지와 독재 경험도 ‘쏠림 현상’을 낳은 역사적 배경 중 하나”라며 “오랜 식민 통치와 군사 독재의 억압, 그리고 저항의 좌절, 전체주의적 교육과 개발 정책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튀면 손해’, ‘흐름을 거스르지 말자’, ‘쳐지지 않게 대세를 좇아가자’는 식의 자조적 처세술이 뿌리를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집단주의적 의식과 처세술이, 우리나라의 문화적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켰다”며 “튀면 손해라는 생각은, 문화의 다양성을 약하게 했고, 쳐지지 말고 대세를 좇자는 생각은 문화의 획일성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손씨는 “지도층의 부패도 결과적으로 문화적 쏠림을 심하게 만든 원인”이라며 “조선시대 이후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지도층은 심한 부패와 비리 때문에 도덕적 권위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권위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잡았고, 이런 속에서 우리 민중들 사이에 독특한 ‘평등주의’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류층의 권위에 대한 불신, 그리고 이것이 낳은 ‘평등주의’는, ‘네가 나보다 나은 게 뭐냐’, ‘나도 너처럼 될 수 있고, 네가 하는 것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 문화의 ‘쏠림 현상’을 강하게 만든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