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은 없다…모든 꿈은 ‘예지몽’ |
[한겨레] “한국에서 돼지꿈, 똥꿈은 길몽이라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비슷한 해석을 합니다. 금꿈은 영적인 성장을 뜻합니다. 똥꿈을 금꿈으로 바꿀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세계꿈협회 초대 회장인 제러미 테일러(사진) 미국 버클리신학대학원 교수가 꿈 워크숍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유니테리언파 목사이기도 한 테일러 교수는 그동안 미국 여러 대학에서 꿈과 영성에 대해 강의를 해왔고, 1960년대부터 전세계 30여개 나라를 돌며 ‘꿈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만난 꿈만도 14만여가지. 최근 그의 책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다〉(성바오로·고혜경 옮김)가 번역돼 나오기도 했다. 공개된 곳서 벌거벗은 꿈은 가면 벗겨졌을 때의 두려움 테일러 교수는 ‘꿈작업’을 “무의식의 표현을 이해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라고 했다. 그의 꿈작업은 다양한 상징, 신화, 원형적인 에너지를 통한 일종의 꿈풀이로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해몽과 다르다. 꿈분석은 영적인 자각과 무의식을 치유하는 길을 찾는 게 목표다. 참전 군인이 반복적인 악몽을 꾸다가 무의식적 공포를 의식적으로 깨달은 뒤 악몽이 중단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에서 그는 8월 한달 동안 팔공산 대구은행 연수원과 충남 연기군 대전가톨릭대학교 안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일반인과 성직자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여러 참석자들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깨닫고 중요한 치유의 열쇠를 얻어갔다. 한 학생은 어두운 공간에 혼자 갇혀 있는 꿈을 반복적으로 꾼다고 했다. 꿈작업으로 그는 자신이 계획한 미래가 진정 원하던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 한 여성은 손가락에서 잔디가 자라나 그 잔디를 자르는 꿈을 꾸었다. 꿈을 통해 그 여성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의 창조적인 역량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알아챘다. 미래 불안감 느낀다면 무의식 치유할 길 찾아야 “꿈은 개인에게 해방을, 공동체에겐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는 게 테일러 교수의 지론이다. 첫 시도는 1960년대. 미국의 인종차별 타파를 위해 모인 그룹이 서로 격렬하게 비난하며 깨질 상황에 이르자 꿈작업을 제안했다. 꿈을 통해 이들은 서로가 얼마나 뿌리깊은 인종차별주의자인가를 깨닫게 됐다. “제 소망은 ‘꿈작업의 민주화’입니다. 꿈작업은 심리분석 전문가 등 특정인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꿈꾼 사람의 것입니다.” 테일러 교수의 입을 빌려 ‘꿈의 신호’ 가운데 일부를 풀어본다. 주의할 점. “이것은 열쇠일 뿐입니다. 본인만이 꿈의 신호를 가장 잘 알 수 있습니다.” 개꿈과 해몽=의미 없는 ‘개꿈’은 없다. 버스가 가고 오듯 메시지는 또 다른 형태로 찾아온다. 한국인들이 해몽을 즐겨 하는 것은 중요한 전통이다. 단, 해몽으로 길흉화복만을 점치면서 이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집단적 꿈분석은 꿈의 다층적 측면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아하!”라는 각성의 경험이 온다. “영적자각 통하면 미래 예측 한가지 해몽 집착 말아야” 죽는 꿈과 떨어지는 꿈=죽음은 성장, 변형과 관련이 있다. 한국인들이 떨어지는 꿈을 꾼 아이에게 ‘키크는 꿈’이라고 하는 것은 맞는 얘기다. 다만 ‘큰다’는 의미는 심리적·영적 성장과도 결부된다. 벌거벗는 꿈=공식석상에서 벌거벗었거나 부적절한 옷을 입었던 꿈은 사회적 가면(페르소나)과 관련이 있다. 자신의 사회적 가면이 벗겨졌을 때 드러나는 두려움의 표현이다. 자각몽=꿈에서 “이거 꿈이잖아!”라고 느끼는 상황을 자각몽 또는 명석몽이라고 한다. 자연스런 현상이다. 연습을 통해 자각몽을 꿀 수도 있으며 기분 나쁜 꿈을 꿀 때는 작심하고 깨어날 수도 있다. 서양은 1920년대부터 이를 ‘의식변성 상태’로 보고 조사·보고하기 시작했다. 동양은 2500년 전부터 티베트 불교, 도교, 힌두교 전통으로 이어졌다. 자각몽으로 수행을 하기도 한다. 예지몽=모든 꿈은 일종의 ‘예지몽’이다.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이나 9·11사태 등이 일어나기 전에도 많은 이들이 집단 예지몽을 꿨다는 연구가 있다. 지구파괴와 환경 대재앙에 대한 꿈을 인류가 곳곳에서 꾼다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그 문제를 해결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연기/글·사진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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