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키가 인상적이며, 러시아의 설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나무로 서양에서는 ‘숲 속의 여왕’으로 불리는 자작나무는 가지를 꺾어 불을 붙이면 다른 나무와는 달리 아주 잘 탄다. 타는 소리가 ‘자작자작’ 하는 소리를 내며 타기에 의성어를 나무 이름으로 지었다. 나무의 껍질은 물에 젖어도 불이 잘 붙으므로 불쏘시개로 중요하게 쓰인다. 자작나무의 껍질에는 기름기가 많아서 불에 잘 탈뿐만 아니라 썩지 않고 오래 간다.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어졌다. 특히 땅 속에 묻혔을 때에는 속은 썩어도 껍질은 천년을 넘게 간다고 한다. 부패를 막는 성분이 들어있고 좀도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 경주의 천마총에서 나온 ‘천마도’는 자작나무류의 껍질을 펴서 그렸기에 그 오랜 세월에도 변함이 없이 문화유산으로 후손에게 전해지는 경우를 알 수 있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의 대표적 나무이기에 우리나라의 남쪽에서는 자생하는 것이 없고 거의가 외국에서 묘목을 들여와 심은 것이다. 몇 해 전에 백두산을 갔을 때 오르는 산길에 자작나무가 하얀 몸을 드러내며 자생을 하기에 통일이 되면 자작나무의 자생지를 볼 수 있으리라 여긴 적이 있다. 강원도 삼척에서는 주변의 도로에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것을 보았고 고속도로나 아파트 등에도 조경과 관상용으로 심어진 것들을 볼 수 있다. 생장이 빠르고 나무의 껍질과 모양이 특이하며 가을의 단풍도 곱기에 요즈음에는 가로수, 정원수, 풍치수 등으로 더러 심고 있다. 껍질은 10-12장으로 겹겹이 붙어 있으며 한 장씩 얇게 벗겨지는데 여기에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렸고 북부지역의 서민들은 나무를 쪼개어 너와집의 지붕을 이었으며 장례식 때도 시신의 뼈가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껍질로 싸서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러시아나 핀란드에서는 자작나무를 거의 만병 통치약으로 쓴다. 달인 물을 먹기도 하고 목욕도 하며 한증탕의 재료로 쓰기도 한다. 핀란드에서 만든 ‘자이리톨’은 껌으로 개발되어 현재 우리가 충치의 예방으로 많이도 씹고 있다. 충치균은 자이리톨을 배불리 먹고 소화를 시키지 못하여 충치균이 굶어 죽는 이치라니 흥미롭다. 자작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박달나무가 있고 거제수, 고로쇠, 자작나무 모두 봄철에 곡우를 중심으로 수액을 채취한다. 이른봄 지리산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수액채취는 무병장수도 좋지만 자연을 파괴하고 훼손함이 내 손으로 내 목을 조이는 것과 뭐가 다르랴.
(대구 도원초교 교사)
자작나무 열매와 잎.
자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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