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熱)은 생리적(生理的) 노력(勞力)의 결과(結果)로 생기는 것이다.
이 열(熱)은 삶의 기능이 미약해서 활동의 부담이 과중할 때 무리한 노력을 하기 때문에 나는 허열(虛熱)과
몸 안에 생명을 위협(威脅)하는 병(病)의 근원이 있을 때 그것을 제거하려는 적극적(積極的) 노력(勞力)의 결과(結果)로 생기는 실열(實熱)로 나눌 수 있다.
허열(虛熱)은 생리적(生理的) 기능을 보(補)하고 조장해야 제거되는 것이니, 이것을 보(補)라고 하고,
실열(實熱)은 병(病)의 원인(原因)을 제거해야 열(熱)이 내리니 이것을 사(瀉)라고 한다.
이 허(虛), 실(實), 보(補), 사(寫)는 한방(韓方) 치료(治療)에 대단히 필요하며 또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허실(虛實) 관계(關係)가 대단히 복잡하고 미묘하기 때문이다.
"허(虛) 가운데 실(實)이 끼여 있다(虛中挾實)"느니 하는 것은 기능의 쇠약(衰弱)과 병(病)의 근원이 침범한 것을 겸한 것이므로
그 정도로 판단하고 관계를 명확하게 관찰하는 것은 큰 주의가 필요하다.
또 우리가 찬바람을 쐬면 한기(寒氣)가 드는데 여기에도 허한(虛寒)이 있고 오한(惡寒)이 있다.
생리적 활동이 미약하여 체온이 모자랄 때 바깥의 한기(寒氣)에 접촉해서 그 물리적(物理的) 영향을 받아서 추위를 느끼는 것을 허한(虛寒)이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몸을 덥게 하면 추위가 곧 가시고 몸을 따뜻하게 보(補)하는 약(藥)을 쓰면 낫는다.
오한(惡寒)은 외부의 물리적 영향을 받지 않고 그 자체 내에서 생리적(生理的)으로 추위를 느끼는 것이므로 오한(惡寒)이 있을 때는 아무리 더운 방에서 두꺼운 이불을 덮고 누워 몸을 덥게 해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한기(寒氣)가 없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오한(惡寒)의 특징은 그 결과로 발열(發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중에 열(熱)이 나지 않는 오한(惡寒)은 없다.
오한(惡寒)을 없애기 위해서는 땀을 흘려야 한다.
이제까지 설명한 것은 병리적(病理的) 오한(惡寒)인데, 이것은 또 심리적(心理的) 오한(惡寒)과 구별(區別)된다.
밤길을 걷다가 맹수(猛獸)나 도둑에게 습격(襲擊)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연상을 할 때나 시체(屍體)가 걸어 다니거나 붉은 손이 불쑥 튀어나온다는 이야기 같은 무서운 이야기를 들을 때, 또 순진한 청년이 속으로 사랑하는 이성을 처음 만났을 때 같은 경우에 오한(惡寒)을 느끼는 수가 있는데 이것은 심리적(心理的) 오한(惡寒)이다.
여기에서 오한(惡寒)을 느끼는 공통된 원인은 심신(心身)의 긴장이다.
공포(恐怖)와 위기(衛氣)를 느끼거나 일생의 중대 문제에 임했을 때 일단 유사시에 최선을 다하여 분투(奮鬪)하고 노력하려는 준비가 오한(惡寒)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것을 생리적(生理的)으로 설명하자면 피부(皮膚)의 수축(收縮)에 의해서 몸 안에 있는 동력(動力)이 밖으로 발산(發散)되지 못하게 해서 그 동력을 축적(蓄積)했다가 일시에 한꺼번에 강력(强力)하게 발동시키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심할 때는 전율(戰慄)을 일으켜서 근육(筋肉) 그 자체에서 열(熱), 곧 동력을 발생하게 한다.
병리적(病理的) 오한(惡寒)의 원인도 같다.
폐병(肺病)에서 생기는 오한(惡寒)과 발열(發熱), 학질( 疾)에서 생기는 오한(惡寒)과 발열(發熱), 감기에 걸렸을 때 생기는 오한(惡寒)과 발열(發熱), 광란(狂亂)을 일으켰을 때 생기는 오한(惡寒)과 발열(發熱) 같은 것을 보면 몸 안에서 병원균(病原菌)이 맹렬한 활동을 하거나 심한 중독(中毒)으로 생명이 위협을 받을 때 그것을 제거하려는 결사적(決死的) 투쟁(鬪爭) 또는 노력의 준비가 오한(惡寒)으로 나타난다.
열(熱)이 있는 오한(惡寒)은 양(陽)에서 생기고, 열(熱)이 없는 오한(惡寒)은 음(陰)에서 생긴다.
이것은 발열(發熱) 오한(惡寒)은 적극적이기 때문에 양(陽)이고 열(熱)이 없는 오한(惡寒) 곧 외한(外寒) 소극적이기 때문에 음(陰)이라는 말이다.
치료를 할 때도 열(熱)이 있는 오한(惡寒)은 땀을 흘려서 열(熱)을 풀어야 하고 열(熱)이 없는 오한(惡寒)은 따뜻하게 몸을 덥혀 열을 돋구어 주어야 한다.
오한(惡寒)을 느끼는 것과 추위를 타는 것은 음양(陰陽), 허실(虛實), 보사(補寫)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땀은 건강을 지키는데 두 가지 임무를 맡고 있다.
하나는 체온조절(體溫調節)이고 또 하나는 독소(毒素)의 배설(排泄)이다.
땀에 의해서 체온조절(體溫調節)이 이루어지는 것은 여름철에 땀이 많이 나고 겨울철에 적게 나는 것으로 잘 알 수 있다.
이것을 물리학적(物理學的)으로 설명하자면, 1그램의 수분의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1칼로리의 열량이 필요하고, 1그램의 수분을 증기로 바꾸는 데는 실로 570칼로리라는 다량의 열량(熱量)을 소모(消耗)하게 된다.
그러므로 땀을 흘릴 때 흡수하는 열(熱)이 물이 얼 때 흡수(吸收)하는 열의 7배, 찬물이 흡수(吸收)하는 열의 570배나 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유독(有毒) 성분을 배설하는 것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병독(病毒)을 제거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피로 물질을 배설(排泄)하는 것이다.
급성(急性) 전염병(傳染病)은 거의 전부가 땀을 내서 풀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는다.
한의학(韓醫學)에서 상한이라고 하는 것은 땀을 내서 치유될 수 있는 병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오한(惡寒)과 발열(發熱)이 있는 뒤에 땀을 많이 흘림으로써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발한(發汗) 할 때 병독(病毒)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몸에 열(熱)도 별로 없고 병독(病毒)도 없는데 까닭 없이 땀이 많이 흐르는 것은 허한(虛汗)이라고 해서 원인을 기(氣)가 허(虛)한 데로 돌린다.
기(氣)가 허(虛)하다는 것은 폐(肺)의 활동이 왕성(旺盛)하지 못한 것을 의미(意味)하는 것이다.
폐(肺)의 활동이 왕성하지 못한 사람은 심장(心臟)의 활동도 활발하지 못해서 혈액순환(血液循環)이 느리기 때문에 조직 안의 노폐물(老廢物)이 신속히 운반되지 못하고 적체되어 있다. 이것을 땀을 흘림으로써 직접 몸밖으로 배설하려는 것이 이른바 허한(虛汗)이다.
허한(虛汗)은 생리적(生理的) 기능을 조장하면 쉽사리 나을 수 있으나 허(虛) 가운데 실(實)이 끼여 있을 때는 보(補)와 사(寫)는 겸해야 한다.
열(熱)은 심(心)에 속하고 한(寒)은 신(腎)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건조(乾燥)한 것은 폐(肺)에 속하고 습기(濕氣)는 비(脾)에 속하는 것으로 보는 데,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乾燥)하면, 그 영향은 호흡기(呼吸器)가 가장 먼저 받고 폐(肺)의 활동이 지나치게 되면 몸이 건조(乾燥)해지기 때문에 건조(乾燥)한 것은 폐(肺)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습기(濕氣)가 지나치게 많은데 거처하면 소화기능(消化機能)이 쇠퇴(衰退)하고 습(濕)한 것은 대체로 찬 것을 겸해서 대사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므로 비(脾)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각기(脚氣) 같은 것은 습기(濕氣)에 상한 병이다.
그리고 비습(脾濕)이라고 해서 비만증(肥滿症)과 습기(濕氣)는 따라다니는 것이니, 비만한 사람은 흔히 습증(濕症)이 있다.
그런데 살은 비(脾)가 주관하는 것이므로 습기(濕氣)는 비(脾)에 연관시키는 것이다.
감각 기관을 이야기할 때 한의학에서는 혀는 심장(心臟)에, 코는 폐(肺)에, 입은 비(脾)에, 눈은 간(肝)에 그리고 귀는 신(腎)에 관계되는 것으로 본다.
심장(心臟)의 상황은 혀에 나타나는 것이니 몸이 피로하면 설태(舌苔)가 생긴다. 공기를 호흡(呼吸)할 때 콧구멍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폐(肺)의 상황은 코에 나타나다.
감기 걸릴 때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는 때가 있고, 폐병(肺病)의 말기 증세가 되면 코끝으로 숨을 쉬게 된다.
또는 코는 독맥(督脈)의 끝이기 때문에 생식기(生殖器) 계통의 생리적(生理的) 변화도 코에 나타나며 위경락(胃經絡)이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소화기(消化器) 계통의 생리적(生理的) 변화도 코 부분에 나타난다.
매독(梅毒)으로 코가 달아나거나 축농증(蓄膿症) 같은 것은 생식기(生殖器)에 관계된 병이고, 소화불량증으로 콧구멍에 건조한 것은 위장(胃腸)에 관계된 것이다.
음식물이 입으로 섭취되기 때문에 입은 중요한 소화기의 하나이다.
경락으로 따지면 위(胃), 대장(大腸), 비(脾)의 경락이 모두 입 부분에 와 있다.
그리고 입은 임맥(任脈)의 끝이기 때문에 생식기(生殖器)에도 관계가 있으니, 특히 여자의 자궁(子宮)의 상황이 잘 나타나는 곳이다.
분노(忿怒)의 감정(感情)은 눈에 가장 분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눈이 피로할 때 푸른색을 보면 가장 잘 회복되는데, 청색(靑色)은 간(肝)에 속한 빛이다.
황달병(黃疸病)이 가장 먼저 눈알에 나타나서 황달(黃疸)에 걸리면 눈알이 노래지는데 이 병은 간(肝)에 관계된 병이다.
눈 부분에는 모든 경락의 말단(末端)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장기의 상황이 다 눈 부분에 나타나는데 특히 혈액순환(血液循環) 계통의 병이 두드러진다.
귀가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것은 정력(精力)이 세 지고 약해지는 것에 관계되기 때문에 귀는 신(腎)에 속한다고 한다.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귀가 멀거나 노인이 되면 귀가 어두워지는 것은 다 정력(精力)이 쇠퇴(衰退)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귀가 큰가 작은가, 딱딱한가 부드러운가, 탄력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신(腎)의 상황을 살필 수 있다.
골상학적으로 볼 때 장수(長壽)하는 사람 중에 귀가 빈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경락으로 따질 때는 귀 부분에 담(膽), 삼초(三焦), 위경락(胃經絡)이 와있다.
냄새에도 저마다 관련되는 장기가 있다.
단내는 심(心)에, 비린내는 폐(肺)에, 화아한 내는 비(脾)에, 누린내,지린내는 간(肝)에, 그리고 썩는 내는 신(腎)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피로하고 열(熱)이 있을 때는 코에 단내가 나는 일이 있는데, 피로와 열(熱)은 심장(心臟)에 직접 관계된 것이요, 따라서 단내는 심(心)에 관계된 것이다. 폐병(肺病) 환자는 목에 자각적으로 비린내를 느끼는 일이 많다. 상한 냄새는 축농증(蓄膿症)에서 자각적으로 느낄 수 있으며, 이가 썩을 때 스스로 또는 남이 썩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것은 모두 생식기(生殖器)에 관련된 생리적(生理的) 변화에서 생기는 것이며 따라서 신(腎)에 속한다.
화한 냄새, 또는 고소한 냄새를 향취(香臭)라고 하는데, 병자(病者)가 이것을 자각하는 일이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 이것이 비(脾)에 속한다고 하는지 그 이유를 확증할 임상적 자료는 아직 빈약(貧弱)하다. 누린내 또는 지린내도 자각하는 일이 있으나 이 냄새가 간(肝)에 관계된다는 것도 아직 임상적(臨床的)으로 확실히 증명되지는 않고 있다.
우리 몸에서 생기는 액체(液體)도 저마다 장기와 관련이 있으니, 땀은 심(心)에, 콧물은 폐(肺)에, 침은 비(脾)에, 눈물은 간(肝)에, 가래는 신(腎)과 관계가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이 흐르니 폐(肺)에 관계가 있다는 말이다. 식욕이 동하는 것을 군침이 돈다고 하고 생리학 상으로 침은 소화액의 일종이다.
한의학상 침에 살균력이 있다는 것을 연결시켜도 심(心)과 비(脾)와의 관계를 알 수 있다. 눈물은 눈에서 나오는 것이니, 눈이 간(肝)에 속하므로 눈물과 간(肝)의 관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눈물에 살균력(殺菌力)이 있다는 것을 발표한 학자가 있는데, 간장(肝臟)은 독(毒)을 제거하고 균(菌)을 죽이는 것 같은 인체의 방어가 임무이므로 충분히 수긍이 가는 학설이다. 가래는 폐(肺) 기관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 원인은 신(腎)에 있다. 노인 해소에 가래가 많은 것은 정력(精力)이 쇠퇴한 데에 원인이 있다.
그런데 정력(精力)의 원천(源泉)은 신(腎)이다. "신(腎) 가운데 불이 쇠약(衰弱)해지면 물이 밀려와서 담(膽)이 된다(신중화쇠수파위담(腎中火衰水波爲痰)"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노쇠해서 양(陽)이 허(虛)한 사람에게 가래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폐병(肺病) 환자의 담(膽)도 역시 신(腎)에 관계된 것이다.
한의학에서 담(痰)이라는 것은 몸 안에 있어서는 안될 물질이 있는 것을 통틀어서 일컫는 것이다. 담(痰)이 생기는 원인은 대사 작용이 조화를 잃는 데에 있는, 대사 기능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은 명문(名門), 곧 신(腎)의 임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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