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숫자를 외워야 하는 경우가 좀 있었다. 수학/과학시간에 계산에 필요한 상수, 역사시간에 필요한 년도이다. 숫자는 사람 머리로 암기하기 무척 어렵다. 의미 없는 10 개의 글자의 나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없는 숫자를 시험문제로 내는 선생들을 이해할 수 없다. 암기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은 모두 까먹고 만다. 이런 숫자들은 필요하면 책을 찾아보면 될 일 아닌가? 우리가 다른 곳에 좀 더 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이런 문제는 내지 말았으면 한다. 단순 암기는 결국 까먹고 만다. 지능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문제 내지 마라!
숫자를 외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단 리듬에 맞추어 소리로 암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흔히 시조를 읊는 것 같이 3:4, 4:4 등의 박자로 나누어서 짝/홀수를 번갈아 사용하는 방법이다. 음악에서 기본 박자가 4박자와 3박자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소리는 글자보다는 잘 외워지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π = 3.14159265358979를 외운다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서 외운다는 것이다. 내가 외운 예를 보이면 이렇다.
4:4 박자로 나누는 경우
3.14 1592(삼쩜일사 이로구이) 보통은 여기까지 외워도 OK!
6535 8979(유고사모 팔고치고)
어디까지 외우면 좋을까? 원래 원주율이란 원의 지름에 곱해서 원의 둘레를 알기 위한 숫자이다. 그러니 오차를 %로 봐서 1%이면 허용 가능한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3자리까지 외우면 족하다. 즉, 정밀도가 3자리이기 때문에 오차는 1% 미만이 된다. 다시 말해서 3.14만으로 족하다. 이것을 3.15로 외워 곱해도 오차는 1% 미만이다. 원주율은 3.14보다는 크지만 3.15보다는 작고 3.14쪽에 아주 가깝다. 그러나 요즘은 1% 오차는 무척 큰 것으로 취급한다. 요즘은 오차 0.1%(99.9%), 0.01%(99.99%), 0.001%(99.999%) 라는 말을 사용한다. 즉, 1000분율이나 10000분율로 올라 간다. 최첨단 시대이며 초정밀 시대이기 때문에 100분율은 옛날 말이 되었다. 지금은 정밀 기계가 약 10um의 정밀도를 내는 시대이다. 즉, 1mm를 100등분 할 수 있다. 그러니 보통 건축이나 목공에서 길이를 측정할 때 정밀하다고 말하는 mm단위로 측정한 것이 1mm의 미만의 오차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100mm라고 해 봐야 10cm이다. 10cm 측정해서 1mm오차를 내는 것이 1%오차이다. 이것은 엄청 큰 것이다. 1m를 측정해서 1mm 오차를 내면 0.1%이고 천분율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정도이다. 그래도 1mm 오차로 인해서 기구가 잘 맞지 않으면 짜증난다. 1mm 미만의 오차는 되어야 한다. 보통 10m 측정하고 1mm 오차가 나면 정밀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만분율이다. 그 이상이 되면 측정할 자가 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정밀도는 내기 어렵다. 만분율로는 99.99% 정확하다고 말하고 오차가 0.01%라고 말한다. 이런 기준으로 본다면 3.1416(반올림)까지 외워야 한다. 3.1415보다는 크고 3.1416보다는 작은데 3.1416에 매우 가깝다. 아마도 초등학교 때 오차에 대해서 배울 것인데 배우고 난 후에 모두 까먹었을 것이다. 3.141592 또는 3.141593 정도면 100만분의 1의 오차이다. 아주 충분하다. 그런데 이렇게 외울 필요가 있을까? 만분의 1의 오차로 외우려면 숫자를 4자리는 외워야 한다. 3.1416으로 말이다. 요즘은 컴퓨터에서 바로 튀어 나오는데 외울 필요가 있을까?
다른 예로 조선왕조 임금이름 외우기는 4:3 박자다.
태정태세 문단세
예선연중 인명선
광인효현 숙경영
정순헌철 고~순
또 다른 예로 태양계 행성 외우기는 2:2 박자다.
목토 천해명 (최근에 명왕성은 행성에서 제외됐다.)
이런 식으로 리듬에 맞추어 암기하는 것은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 사춘기 이전에는 무조건 암기가 통한다. 사춘기가 지나면 논리적 사고력이 생겨서 무조건 암기가 잘 안되기 시작한다.
좀 더 대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미 TV에서 봤을 것이다. 숫자를 문자로 바꾸어서 암기하는 방법이다. 숫자보다는 문자가 암기가 더 잘된다. 한글에 연결시키는 방법과 전통적인 천간지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천간지지를 이해하기 위해 초등학교 다닐 적에 그려본 시간표를 만들어 봤다. 이 시간표에 나오는 하루 12시간이 옛날 시간으로 12지의(지지) 이름이 붙어 있다. 예를 들어 <자시=0시±1시> 이다. 보통 밤을 위에 그리던데 해시계와 같은 느낌을 주려고 낮을 위에 그렸다. 일단 이 12개의 순서를 외우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리듬을 4:4:4로 한다.
자축인묘 진사오미 신유술해
<그림 : 시간표>
12진법은 달력에서 나온 것이다. 1년은 12달로 30일이 한달이라는 것에서 나온 것이다. 1년이 12달인 것에서 시작해서 하루도 12단계(24단계로) 나누게 된 것이다. 12는 하늘의 법칙이니 거기에 따른다는 것이다. 계절도 24절기로 나눈다. 하늘에 뜻에 따라 살기 위함이다. 이 순서를 외워놓으면 아주 좋다. 내 생각에 초등학교 때 시계 보는 법에서 가르치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 천간이라는 순서가 있다. 이것은 10진법으로 사람 손가락에서 나온 것이다. 숫자 0123456789와 다를 것이 없다. 그대로 대응된다. 말하자면 옛날식 순서표기법이다. 암기법은 역시 리듬으로 해서 다음과 같다.
2:2:2:2:2 = 갑을 병정 무기 경신 임계 (요것이 가장 좋다!)
<그림 : 천간과 숫자와 한글>
이 10개의 천간과 12개의 지지를 합해서 순서대로 나열하면 60갑자가 된다. 즉,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 식으로 연결하면 10과 12의 공배수인 60에서 다시 반복하게 된다. 천간은 6번 회전하고 지지는 5번 회전한다. 이러면 한 사람의 인생 60년 동안에 일어나는 일을 년도에 맞게 암기하기 편리하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평생의 역사적 사건을 암기했다. 이것은 나중에 다시보자.
한글에 연결해서 숫자를 기억하는 방법은 일단 한글모양과 숫자모양을 겹쳐서 그림으로 암기하도록 한다. 숫자를 보면 바로 한글이 나오고, 한글을 보면 바로 숫자가 나오도록 훈련한다. 예를 들어 0을 보면 정말 동그란 것이 닮았지 않는가? 1을 보면 꺾인 부분이 꼭 닮았지 않은가? 2를 보면 아래 꺾인 부분이 닮지 않았는가? 3을 보면 위 아래가 대칭이 되는 것이 닮았지 않는가? 4를 보면 획이 꺾인 수와 같다. 여하튼 어떻게든 연관시켜 외운다. 한글에서 같은 자음계열들은 같은 숫자와 연결된다. <가=까=카=1, 다=따=타=3, 바=빠=파=6, 사=싸=7, 자=짜=차=9> <ㅎ>과 <ㅇ>은 바꾸어도 된다. 즉, 0과 8은 편하게 각자 취향에 맞게 바꾸어도 된다.
예를 들어 3.14~를 암기하면 이렇게 된다.(^^)“
314 1592 65 35 89 79(똥꼬를 까만지니 피며 땀만 한참 싸지)
너무 더러워서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변환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초성이 숫자로 변환되고 중성과 종성은 편리한 것으로 선택한다. 평소 단어를 많이 찾아 만들어 놓아야 한다. 보통 단어는 두 개의 음절이 많이 있다. 그러니 2개의 숫자 조합은 100개가 나온다. 100개의 단어를 미리 만들어 놓고 있으면 편하다. 각 단어는 명사, 형용사, 동사, 부사 4개씩 미리 만들면 문장조립이 쉽다. 즉, 2자리 숫자는 4가지 단어(명,형,동,부)로 대응이 된다. 이렇게 하면 즉석에서 문장을 만들 수가 있다.
예) 미인 = 무인 = 미운 = 모은 = 먹은 = 막은 = 매운 = 50
예) 소리 = 사랑 = 사람 = 쓰린 = 살린 = 74
다시 천간지지로 돌아가서 년도를 외우는 것을 보자. 일단 60갑자를 상세하게 분석해 보자. 60갑자에서 앞에 <갑>이 들어가는 것은 10년 단위로 되어 있다.(10진법이니까) 앞에 갑이 있는 년도를 뽑아 보았을 때 여기서 단기/불기/서기에서 끝자리가 모두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앞에 <갑>이 들어가면 무조건 끝자리는 서기 XXX4년이다. 다시 말해 서기 4년은 갑자년이다. <갑>의 뒤에 붙는 것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에서 <자인진오신술>이다. 주의사항 AD년도에만 사용한다. BC년도는 1년이 차이나서 헛갈린다. 기원전 일은 너무 옛날이라서 년도를 외울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 년도를 외우는 일은 후반에 가면 더 많다. 외울 것은 고대보다는 근대에 더 많다. 다음을 외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12지에서 2칸씩 이동하면 된다.
갑자, 갑인, 갑진, 갑오, 갑신, 갑술
<그림 : 10년 단위 갑X년 = 서기 XXX4년도>
60갑자 단위로 년도를 끊어서 다시 보자. 그러면 역시 <갑>으로 시작하니 끝자리는 항상 4이다. 그리고 서기(서력기원)에서는 갑자년 5번이면 60x5=300년 단위로 된다. 즉, 년도를 AABB년으로 표기하면 앞에 AA는 3, 6, 9, 12, 15, 18, 21이 된다. 뒤의 BB는 항상 04가 된다. 그러니 300년 단위의 갑자년을 계산의 기준으로 삼자. 외우기도 쉽다.
10년은 갑X년이요! 60년은 갑자년이요! 300년도 갑자년이다!
300년, 600년, 900년, 1200년, 1500년, 1800년, 2100년 모두 갑자년이다.
뒤에 더하기 4년만 하면 된다. 모두 나쁜 년들이다.
<그림 : 300년 단위 갑자년 = 서기 XX04년도>
예를 들어 1894년 이라는 년도가 주어지면 일단 가장 가까운 300년 단위 년도로 변환한다. 즉, 1804년(갑자년)이 되고, 차이나는 년도는 90년이니 60이 한 번 들어간다. 그러면 1804+60=1864년(갑자년)이 되고, 차이는 30년이 된다. 10년이 3번 들어가니, 1864(갑자)+10(갑술)+10(갑신)+10(갑오)=1894년(갑오년)이 된다. 바로 갑오개혁 때이다. (^^) 복잡한가? 년도를 천간지지로 바꾸는 훈련이다. 년도가 나오면 60갑자로 바꾸는 것은 쉽다. 19C의 갑오년이면 뭐겠는가? 답이 나온다. 300년 단위가 아닌 100년 단위로 정리해서 세기와 연결을 시켜보자. 1세기는 AD1~99, 20세기는 AD1900~1999이다. 100년은 10년의 10배이니 갑X년들의 단위가 된다.
<그림 : 100년 단위 갑X년 = 서기 XX04년도>
서기 100년 단위도 갑씨 집안으로 나타내기 위해 끝에 4년을 붙여서 표시했다. 뒤의 글자는 12지를 3등분해서 4번째가 돌아간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에서 <자/진/신>이 오게 된다. 외우기 쉽다. 갑자/갑진/갑신 3형제 이름 외우는 것이다. 1894년은 19C가 되고, 300년 단위인 1,4,7,10,13,16,19C는 모두 갑자이니 19C의 1804년과 1864년이 갑자년이다. 숫자 년도가 나오면 일단 무조건 몇 세기의 무슨 해인지 바꾸어 외우면 좀 더 쉽다. 이 방법이 어려우면 년도를 둘로 나누어서 앞에서 말한 한글로 바꾸어 외우면 된다. 1894=18+94=감히+잘라?=단발령! 어쨌든 옛날식 육십갑자 년도 표기가 나오면 바로 숫자 년도를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규칙을 모르면 그냥 틀리는 것이다. 서양은 몰라도 동양 역사에서는 년도를 이렇게 외우면 통한다.
그럼 반대로 임진왜란은 몇 년인가? 이번엔 년도를 추정하는 것이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이고 <자축인묘진~>이다. 가장 가까운 갑자년 해는? 일단 몇 세기인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기준 시점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주로 나라가 바뀌는 경우나 큰 전쟁이 일어난 경우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약 500년마다 나라가 바뀐다. 그리고 약 250년 마다 큰 사건(전쟁)이 일어난다. 1000년이면 이미 삼국에서 고려로 넘어갔고, 1500년이면 이미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갔다. 임진왜란이면 조선의 250년 근방이다. 고려가 14C말에 망했다는 것을 안다면 14C말+2C=16C말이 되고, 16C이면 1504(갑자)년에서부터 따지면 된다. 여기에 약 50년이 더 더해져야 하니 1504+60=1564(갑자)이고, 여기서부터 1564+10(갑술)+10(갑신)+8(임진)=1592(임진)이다. 16C에서 1564년 이후에 임진년은 1592년밖에 없다. 60갑자를 모두 외우는 방법도 좋다. 60갑자를 모두 외우기 힘들다면 다음 약식을 외워도 좋다. 의외로 외우기 좋다. 갑으로 시작하는 것은 뒤에 2칸씩 건너 외우면 되는데 순서가 거꾸로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자로 끝나는 것도 앞이 2칸씩 건너 외우면 된다. 12-10은 2년씩 차이가 있으니까!
갑자 60년
갑인 50년
갑진 40년
갑오 30년
갑신 20년
갑술 10년
갑자 00년
갑으로 시작, 끝은 자인진오신술 2칸씩이지만 거꾸로 년도가 붙는다.
갑자 60년
임자 48년
경자 36년
무자 24년
병자 12년
갑자 00년
자로 끝나고 시작은 갑병무경임 2칸씩이다.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계산하는 방식은 좀 무리가 있겠다. 시간 남아도는 선생님들이야 이런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은 이런 짓 못한다. 궁여지책으로 이런 방식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주의 깊게 살펴봐라. 처음에 큰 시간을 기준으로 점차 상세한 시간을 추정하는 방식이다. 큰 시간이란 나라의 흥망시점과 전쟁시점이다. 각 나라의 역사를 보면 신기하게 250년 단위로 큰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모든 사건이 홀로 존재하지 않고 항상 다른 것과 관계(논리관계=인과관계)가 있다. 그래서 기초적인 것을 외우고 나머지는 생각을 해보면 모두 맞아 떨어지게 되어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갑자년 기준 = AD4년
갑자년 = AD4년 + 60년씩 = AD4년 + 300년씩
갑자년 = 000년
갑진년 = 100년
갑신년 = 200년
갑자년 = 300년
100년 단위는 자진신, 자진신, 자진신
갑자년 = 00년
갑술년 = 10년
갑신년 = 20년
갑오년 = 30년
갑진년 = 40년
갑인년 = 50년
갑자년 = 60년10년 단위는 자술신오진인, 자술신오진인
이 규칙으로 간단하게 모든 계산이 가능하다. 몇 세기에 무슨해인지만 알면 정확한 년도를 구한다. 100년 단위로 갑자/갑진/갑신으로 끊어지고 또 10년 단위로 갑자/갑술/갑신/갑오/갑진/갑인으로 끊어지니 갑으로 시작해서 나머지는 천간지지 순서에 따라 기억해 내면 된다. 연습하면 아주 쉽게 된다.
앞에 그림표에서 나온 이름 중에 서양에선 유명한 사람이 4명 있다.
알렉산더 대왕(알렉스) : 그리스에서 페르시아를 거쳐 인도까지 진출. 당시 알려진 세상 모두 정복.
카이사르(세자르, 시저, 카이저, 차르) : 영국/프랑스 정복, 지중해 통일 로마의 황제 정치 시작.
샤를마뉴대제(샤를, 찰스, 칼, 카를로스) : 이슬람 침공 막기. 프랑스 독일 통일 황제. 신성로마제국 황제.
나폴레옹 : 프랑스 민주주의 보호. 유럽 통일.
이 사람들의 인생이 바로 역사가 된다. 유명한 사건엔 유명한 사람이 관계하고 있다. 같은 사람을 나라마다 다르게 부르는 것이 재미있다. 여기에 히틀러도 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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