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

[스크랩] 국어사전 속 단군

kongbak 2010. 7. 6. 21:55

 

('단군'은 순수한 우리말인 '밝달'의 이두 표현임을 전제하고

이하 내용을 전개한다)

 

 

어디선가 47대 단군님들로서 랩송을 만든 동영상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떠오르는 게 있어 한 번

2002년 1월15일 판 민중서관 국어사전을 열어 '단군'을 찾아보았다

 

여기서 기막힌 사실을 발견하였는데

단군의 설명에 앞서 단어 분류가 [신화]로 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우리가 자랄 때 학교 교과서를 통해 배운 것과 같아

어찌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그 설명 부분을 보면 내용이 이중적, 이율배반적임을 볼 수 있다

 

'단군'의 설명을 보면

'한국 민족의 시조로 받드는 최초의 임금.

개국신(開國神)으로 단군 조선을 건국하였다 함. 단군 왕검'

으로 나와 있다

 

헌데 그 밑에 '단군 기원(紀元)'이란 항에서는

'단군이 즉위한 해를 원년으로 삼는 우리 나라의 기원.

서력 기원 전 2333년에 해당함. (준)단기.'

라 되어 있습다

 

'단군'과 '단군 기원'의 항을 비교하여 볼 때

신화와 역사가 이율배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단군' 항에서는 '개국신'으로

'단군 기원'에서는 '숫자가 정확히 기재된 역사'로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2000년을 전후하여 언제인가

예전 서울대 법대 교수이셨다가 은퇴 후

우리나라 국사학 현실에서 상고사 부분의 엄청난 왜곡이 있음을 직시하고

100세가 넘어 사시도록 상고사 연구에 여생을 불태우신

최태영 박사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 다큐에서 한 여성 아나운서와의 대담 중 

최태영 박사의 말씀이 지금까지 생생히 기억된다

대략 그 대담의 내용을 떠올려 보면

 

'이북이 고향인 나는 코흘리개 어릴 적 고향 서당에서

단군의 역대 수와 그 이름을 배우고 동네 아이들과 땅바닥에 써가며 외우곤 했다

지금 세간 사람들이 단군이 신화라 하는데

도대체 신화라는 것에 어떻게 1대로부터 47대까지 손꼽을 수 있는

낱낱의 숫자와 이름이 나올 수 있는가?

그리스 로마 신화 어디에 그런 대한 역대 신들의 연도 수가 나오는가?

 

과거 법대 교수로서 사법고시 시험문제을 다루면서 놀라웠던 것은

국사 과목이 빠져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를 이끌 인텔리들이 누구보다도 더욱

자신의 뿌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 당연하므로

당국에 국사 과목을 시험과목에 넣을 것을 건의하여

결국 채택되어 시험과목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 후 내가 더욱 놀란 것은

그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느라 보는 국사책에는

내가 어렸을 때 배운 정통 우리 역사가 아닌

일제에 의해 신화라고 왜곡된 엉뚱한 내용이 올라가 있었던 것이었고

그들은 그 책으로 그렇게 잘못된 국사로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그나마 왜곡된 내용의 국사 과목일지언정

사법고시 과목에서 없어진 지 오래다. 영어로 대체되었다고나 할까.)

 

이북이 고향인 나로서 상고사에 대해 정통한 국사학자들과 함께

이러한 중대한 문제를 바로 잡고자 하나

아쉽게도 이남에는 일제로부터 왜곡된 역사 교육을 받은 학자들 밖에 없고

이북의 정통한 상고사학자들 역시 지금껏 살아있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이제 은퇴하여 100살이 넘었으나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조금이라도 더

우리 상고사를 제대로 연구하는 것이

나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하였다

 

지금 여기서 급선무인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사법고시 시험과목에서 사라진 국사를

다시 시험과목으로 넣는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그 이전에 온 국민이 사용하는 국어사전의 기록부터

역사와 신화를 분명히 가려내어

신화가 아닌 역사로 제대로 올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이렇게나 저렇거나

물질적 경제가 나날이 발전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그 근간과 근본으로서 정신 문화의 토대가 제대로 마련될 것이기에...

출처 : 하나둘셋에서 열까지
글쓴이 : 하나둘셋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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