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88만원 세대 온몸으로 ‘저항 선언’
고대생 “자퇴” 대자보…“대기업 하청업체 된 대학을 거부한다”
경향신문 | 황경상 기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10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장문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쓴 전지 3장의 글에는 끊임없는 불안감과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선언이 담겼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의 수렁에 빠져 있는 '88만원 세대' 대학생의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세대를 "G(글로벌)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라고 표현했다. "친구들을 넘어뜨린 것을 기뻐하면서 앞질러 가는 친구들에 불안해하면서" 대학 관문을 뚫고 25년간 트랙을 질주했다는 고백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죽을 때까지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나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무 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며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자보에는 대학과 기업, 국가를 향한 또래 세대의 울분도 실렸다. 그는 "이름만 남은 '자격증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라며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자격증도)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고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며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선택으로 "길을 잃고 상처받을 것"이며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해도 탑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대자보 앞에는 오후 내내 수십명의 학생들이 이어졌고, 대자보 옆에는 '당신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두 장의 A4용지와 장미꽃 세 송이가 나붙기도 했다.
김씨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 개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10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장문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쓴 전지 3장의 글에는 끊임없는 불안감과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선언이 담겼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의 수렁에 빠져 있는 '88만원 세대' 대학생의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그렇지만 '결국 죽을 때까지 불안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나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무 살이 되어서도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다"며 "더 거세게 채찍질해봐도 다리 힘이 빠지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자보에는 대학과 기업, 국가를 향한 또래 세대의 울분도 실렸다. 그는 "이름만 남은 '자격증장사 브로커'가 된 대학. 그것이 이 시대 대학의 진실"이라며 "국가와 대학은 자본과 대기업의 '인간 제품'을 조달하는 하청업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자격증도) 10년을 채 써먹을 수 없어 낡아 버려지고 우리들은 또 대학원에 유학에 돌입한다"며 "큰 배움 없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우리 20대는 '적자세대'가 돼 부모 앞에 죄송하다"고 적었다.
그는 이 선택으로 "길을 잃고 상처받을 것"이며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해도 탑은 끄떡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시들어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인간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대자보 앞에는 오후 내내 수십명의 학생들이 이어졌고, 대자보 옆에는 '당신의 용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쓰인 두 장의 A4용지와 장미꽃 세 송이가 나붙기도 했다.
김씨는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 개인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인터뷰를 사양했다.
<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
출처 : 충격대예언
글쓴이 : 동방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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