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學산책

[스크랩] 미니 블랙홀 지구 집어삼킬까…수명 짧아 삼키기 전 사라져

kongbak 2008. 9. 8. 19:23

[동아일보] 내주 첫 운전 앞둔 거대강입자가속기 Q&A 《인류의 눈이 10일 스위스 제네바로 향한다. 역사상 최대의 입자가속기가 드디어 첫 운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방문해 격려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는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100m 지하에 둘레 27km의 원형 터널이다. 양쪽에서 양성자를 발사해 빛의 속도로 달리게 한 뒤 충돌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우주 빅뱅이 재현되며 신이 숨겨 놓은 미지의 입자가 나온다. 거대가속기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보자.》 고장-폭발사고 등 잇따라 가속기 가동 9년간 연기 Q. 왜 매번 연기됐나 거대가속기는 1994년 계획을 확정할 때만 해도 2000년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매년 첫 운전을 연기하며 ‘양치기소년’이 됐다. 올해만 해도 3월→7월→9월로 여러 차례 연기됐다. 지난해에는 냉각용 액체 헬륨관이 고압을 견디지 못해 터지는 사고가 일어나 첫 가동이 몇 년 늦춰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한국 책임자 중 한 명인 최영일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워낙 복잡한 장치여서 부품이 고장 나는 일이 있었고, 기계나 작동법도 미세하게 맞춰야 해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사실 운전 시점에 대한 공식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며 그동안 유럽 언론의 추측 보도가 많았다”고 해명했다. 오래전 미니 블랙홀 생성 지금까지 지구 피해 없어 Q. 미니 블랙홀이 지구를 집어삼킬까 3월 미국 호놀룰루 법원에는 이색 소송이 제기됐다. 가속기에서 미니 블랙홀이 생기고, 이 블랙홀이 지구를 집어삼킬 수 있으니 가속기를 가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니 블랙홀은 생길 수 있다. 양성자가 충돌할 때 아주 작은 공간에 여러 입자가 갇혀 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니 블랙홀은 수명이 너무 짧아 주위 물체를 집어삼키기도 전에 사라지니 기우에 불과하다. 박성찬 서울대 물리학부 연구원은 “우주에서 날아온 입자 때문에 지구에선 오래전부터 미니 블랙홀이 생겼지만 지금까지 안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고에너지 양성자끼리 충돌 튀어나온 힉스 입자 찾아 Q. 신의 입자 어떻게 찾을까 거대가속기의 가장 큰 목표는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를 찾는 것이다. 힉스는 물체에 질량을 주는 입자다. 만일 힉스 입자가 없었다면 인간은 다이어트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힉스는 빅뱅 당시에는 입자 상태로 존재했지만 지금은 물질 속에 숨어 있다. 가속기는 양성자 2개를 고속철도 400t짜리가 시속 150km로 달리는 정도의 높은 에너지로 충돌시킨 뒤 튀어나온 힉스 입자를 찾는다. 실제로는 힉스가 다시 붕괴되면서 나온 입자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발견한다. 3년 뒤면 본격적으로 힉스를 찾는 실험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神 위의 神’ 초대칭 입자 발견땐 힉스보다 빅뉴스 Q. ‘신 위의 신’을 찾을 수 있을까 힉스만 발견되면 끝일까. 그렇지 않다. 힉스는 20세기 물리학의 정점인 ‘입자의 표준 모형’에서 단 하나 빠져 있는 열쇠다. 이종필 고등과학원 연구원은 “대통일 이론, 초끈 이론, 초대칭 입자 등이 표준모형 이후 풀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인 꿈인 대통일 이론이나 초끈 이론은 거대가속기조차 건드리기 어렵다. 그러나 입자의 짝을 뜻하는 초대칭 입자는 가능하다. ‘신의 입자를 넘어선 신의 입자’인 셈이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는 “초대칭 입자는 우주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이자 물질과 힘을 통일할 수 있다”며 “발견하면 힉스보다 더 큰 뉴스”라고 강조했다. 둘레 27㎞의 거대 가속기 현재론 더 큰 규모 불가능 Q. 더 큰 가속기를 만들 수 있을까 1980년대 미국에서는 둘레가 80km가 넘는 가속기를 계획했다. 그러나 비용 문제로 취소됐다. 최수용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길이가 50km에 달하는 직선형 가속기를 구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지부진한 실정”이라며 “거대가속기는 현재로선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대통일 이론이나 초끈 이론을 증명할 가속기를 짓는 것은 인류로선 어려울 것”이라며 “대신 우주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관측하거나 우주입자의 방해가 없는 지하 실험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내 손안의 뉴스 동아 모바일 401 + 네이트, 매직n, ez-i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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