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6-04-26 0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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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요즘 미국 맨해튼 6번가 주변에서 의류무역업을 하는 유태인들은 중국인들에게 혀를 내두르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인에게 질려서 아예 사업을 접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의류제조업체와 10여년간 거래해 온 유태인 로빈 클라인씨가 지난달 겪은 일입니다. 그는 상하이의 업체에 주문한 티셔츠 6000벌의 품질과 색깔이 당초 계약과 달라 항의를 했습니다. 이 정도 클레임은 들어주는 게 국제 상거래인데 그 상하이 업체는 “가격을 할인해 줄 수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클라인씨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헐값에 물건을 다른 판매처에 넘겼죠. 다른 유태인 헨리 번켈씨도 중국업체의 납기가 한 달이나 늦어 역시 할인을 요구했다가 “싫으면 그만두라”며 면박을 당했답니다. 그래서 그는 지난해부터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인도·베트남·파키스탄 업체와 거래를 시작했으나 제품이 모두 기준미달이어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유태인이나 중국인이나 모두 장사에 지독하기로 이름나 있죠. 그래도 유태인은 잔인할 정도로 치밀하지만 일단 계약을 맺으면 약속을 지키는 상거래 원칙은 지켜왔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월스트리트에서도 주류를 형성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맨해튼의 새로운 도전자로 등장한 중국인의 막무가내식 상술에 유태인들이 혼쭐이 나고 있습니다. 중국인과 유태인 업체에 동시에 거래하는 미국 뉴저지주 ‘리갈웨어’의 권혁규 사장은 “중국인은 일단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면 되돌려 주는 법이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전초전에 불과합니다. 맨해튼에서 유태인과 중국인이 상권을 놓고 전면전을 치를 날이 머지않아 보입니다.
(뉴욕=김기훈특파원 [블로그 바로가기 kh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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