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육계의 제26계는 "지상매괴(指桑罵槐)" 즉, "뽕나무를 가리키면서 회화나무를 꾸짖는다." 이 말은 A라는 사람을 비판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경우 A대신 B를 꾸짖어 간접적으로 A를 비판하는 것이다. 이 전략은 가깝게 지내는 나라나 부하를 다루는 방법으로 흔히 채택되고 있다. 가깝게 지내는 나라에 대하여 정면으로 비판을 가한다거나 부하를 면전에서 욕하면 배반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상대가 알아차릴 만하게 다른 사람을 간접적으로 꾸짖으면 더욱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춘추시대, 오왕은 군사전문가 손무의 저서인 <손자병법>을 보고는 아주 감복하여 즉시 손무를 불러 그 병법에 씌어진대로 시연을 보일 수 있겠느냐고 하자 손무는 아무나 불러와도 훈련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다. 오왕은 그 아무나 불러서 훈련시키겠다는 말에 손무를 난처하게 하려는 생각으로 후궁에 있는 미녀들을 한번 훈련시킬 수 있는가고 물었다. 손무는 역시 흔쾌히 그 난제를 받아들였다. 그래서 오왕은 후궁에서 180명의 미녀를 불러모았다. 미녀들은 훈련장에 모여 깃발을 들고 북을 울리며 줄을 맞춰 서 있었다.그녀들은 히히덕 거리며 노는 듯한 분위기였다. 손무는 180명의 미녀들을 두개의 부대로 편성하고 오왕의 두 애첩을 대장으로 임명하였다. 두 애첩이 어디서 부대를 이끌어 봤겠는가? 손무는 참을성 있게 열성적으로 이 미녀들에게 훈련요령을 가르쳤고, 훈련장에서 무기들을 배열하도록 명령했다. 그런후 위엄있는 목소리로 "훈련은 장난이 아니다.너희들은 반드시 명령을 들어야 한다. 대충대충 하거나 웃고 떠들어선 안된다. 만약 군령을 어기면 군법으로 다스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녀들은 대부분이 놀이를 즐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때 손무는 북을 울리며 훈련을 시작했다. 손무가 "전체 우향우!"라고 명령을 내리자 미녀들은 아무도 움직이지않았고 오히려 웃음소리만 가득했다. 손무는 결코 화를 내지않고 말하기를 "장군이 동작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그러니 내 잘못이다."하며 또다시 자세히 동작을 강의하기 시작했다. 강의후 "알겠느냐?"라는 질문에 미녀들은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손무가 다시 "전체 좌향좌!"라고 하자 이번에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웃음소리는 방금전보다 더욱 커졌다. 오왕이 이 광경을 지켜보며 아주 재미있어 하며, 속으로는 '네가 아무리 그래도 미녀들이 꼼짝을 않을 것이다'고 생각했다. 손무가 심각한 얼굴로 말하기를 "동작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을 때는 장군인 나의 책임이지만, 가르치고 나서 명령을 듣지 않는 것은 사병들의 잘못이다. 군법에따라 두 대장을 참수할 것이다."라고 하자 오왕은 다급하게 사람을 보내어 손무에게 "장군은 역시 용병에 능숙하고 군령에 밝아 오왕께서 감복하였으니 이번만은 두 애첩을 용서해 줍시다."고 했다. 손무는 "군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하고는 두 애첩을 여러 사람앞에서 참수했고 그에 미녀들은 혼비백산하였다. 손무는 앞에 선 두사람을 대장으로 임명하고는 훈련을 계속했다. 북소리가 세번 울리자 미녀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규정된 동작에 따라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고 훈련은 순조롭게 잘 끝이 났다. 오왕은 손무가 자신의 애첩을 참수한 것에 대해서는 불쾌했지만 여전히 손무의 재능에 감복하여 후에 손무를 장군으로 임명하여 오나라가 강국의 대열에 들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