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學산책

(47) 천재들에겐 광기가 있다. 아니, 광기가 천재를 만든다.

kongbak 2007. 6. 6. 08:24
 

(47) 천재들에겐 광기가 있다. 아니, 광기가 천재를 만든다.


 당신이 입학시험 시험관이라면?


 당신이 ‘우리 나라 최고 명문대학의 입학시험 시험관’이라는 입장에서 다음과 같은 학생에  대해 구술시험을 치르고 있다. 평가해 보아라.

 …방금 들어온 학생은 자그마한 몸집과 가느스름한 얼굴에 반짝이는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그는 의자에 앉았으며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교사들의 평가서


 미리 제출된 교사들의 평가서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의견이 적혀있었다.


 “대단히 점잖고 순진함이 넘치고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학생에게는 뭔가 기묘한 데가 있다.”

 “성질은 나쁘지 않으나 독창적이고 색다른 데가 있으며 논의를 좋아한다. 다만 가끔씩 친구들을 놀리는 버릇이 있다.”

 “색다른 행동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 받고있고 야심과 독창성의 허울을 쓰고 있다. 하나 수학에는 뛰어나다”


 “영리하다는 것은 이제는 전설일 뿐 우리는 그를 신용하지 않는다. 열성을 나타낼 때라도 주어진 과업을 보면 건방지고 엉뚱한 것뿐이고 끊임없이 마음을 산란하게 해서 교사들을 곤란하게 만든다. - 수사학 교사일동”


 “참을 수 없을 만큼 독창성을 꾸며대고 구원하기 어려울 만큼 건방지다.

 그가 하는 것이라곤 교사를 낭패감에 빠뜨리고 문제만 일으킬 뿐이다.

 그러나 수학에는 번쩍이는 능력이 있다.

수학을 공부한다면 대성할 가능성도 있다 - 교사일동”


수학에 번쩍이는 능력


 이것을 본 시험관은 보통 자기학교 학생들에겐 관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너무 심한 평가를 내린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수학이 뛰어나다’ ‘수학에 번쩍이는 능력’의 문구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구술시험 수학문제 중에서도 조금 어려운 문제를 내어보기로 했다.


시험관의 한계


 “학생은 이차방정식 에서 근과 계수와의 관계에 대해 말해보아라.”

 학생은 ‘가소로운 듯이’ 중얼중얼 말했다. 대답을 잘 알아듣지 못한 시험관은 다시 한번 요구했다.


 “말을 또렷하게 하고 천천히, 구체적으로 칠판에 가서 쓰면서 하라”

 학생은 잠시 망설이더니 칠판 앞으로 걸어가서 분필을 쥐고 빠른 속도로 뭔가를 써가다가 너무 힘을 준 때문에 분필이 부려져 버렸다.

 그런데 조금 쓴 글자가 도대체 무슨 글자인지 분간을 하기 어려워 다시 한번 물었다.


 n차 방정식


 그러자 그는 ‘이차방정식과 삼차방정식 그리고 n차 방정식의 관계’에 대해 횡설수설하더니 이것은 자기가 이미 해결한 것인데 그게 바로 ‘5차 방정식의 해법’과 연결된다고 했다.

 시험관은 기가 찼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5차 방정식의 해법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고, 수학 역사상 가장 천재로 불리는 가우스조차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복소수 안에 근이 존재한다’는 존재성만을 해결한 문제가 아닌가?


시건방진 학생


 그 후론 아직 5차 방정식 근처에도 간 사람도 드문데 2차 방정식도 옳게 몰라 칠판 앞에서 쩔쩔매는 녀석이 5차 방정식을 운운하니까 하도 기가 차서,

 “야, 이 녀석아, 질문한 문제나 똑바로 대답하라.”

하고 나서 5차 방정식에 대해 설교를 조금 하자 그 녀석, 하는 말이

 “우리 나라 최고의 교수라는 작자가 그 정도 수준밖에 안되오.”

 “……”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오.”

 “참, 한심하오.”

라는 당돌한 말을 하여 시험관은 너무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렸다.

 “묻는 말이나 대답해, 이 한심한 녀석아”

 그러자, 이 녀석은 쥐고 있던 분필 지우개를 시험관을 향해 힘차게 던져버렸다.


 불행하게도 지우개는 시험관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고, 그 녀석은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당신은 이 학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시험관의 평가서


 시험관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냉정하게 평가서를 썼다.

 “본 시험관에게 제대로 답을 하지 않은 학생은 이 학생뿐이다.”

 “이 학생은 절대로 아무 것도 모른다.”

 “이 학생은 비범한 수학이 재능을 갖고 있다고 쓰여 있지만 이건 아주 놀랄 일이다.”

 “실제로 시험을 해 본 결과 거의 지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시험의 낙방


 그리하여 그는 파리공과대학(에꼴 폴리테크니크)의 시험에 두 번째로 낙방했고, 방황하다가 21세의 젊은 나이에 하찮은 일로 결투를 벌이다 총에 맞아 죽었다.

 그는 죽기 전날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다’를 중간 중간에 삽입하면서 휘날려 쓴 60페이지의 논문을 친구에게 부탁하였고 이것은 오늘날 대수학의 역사를 바꾸게 하였다.

 그가 바로 비운의 천재 ‘갈로와’이다.


전인교육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이래서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천재일수록 더욱 전인교육이 필요하다

 천재란 양날의 칼과 같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천재들에게 자기의 자만심에 빠지지 않고, 남의 인격을 배려하도록 전인교육에 힘써야 한다.

 그것만이 천재를 살리는 길이다. - 나는 ‘갈로와의 이야기’를 이렇게 구성해 보았다.


** 불가능이 없다고, 천만에 이 세상에는 가능한 게 거의 없다 **

(48) 영화 ‘닥터 지바고’의 감상문


 감상문이란 꼭 문자로만 쓰는 게 아니다. 이렇게 숫자로도 쓸 수 있다.


 1의 발랄라이카, 10의 지바고, 100의 스트레니코프

 ( 발랄라이카는 기타처럼 생긴 악기 이름, 혁명가인 스트레니코프는 라라의 남편 )


** 전문가끼리는 긴말이 필요 없는 법 **


** 삶이여 !

   허위의 이름을 버리고

   어느 날인가는 우주의 사랑을 끌어 당기라 !

   미래의 부름을 들어라 !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만 살라. - 원작자 파스테르나크의 시(詩) **



(49) 복권은 우리에게 복을 주는가?


 사람들은 꿈을 먹고산다고 한다.

이 꿈은 얼마의 값어치가 있을까?

 꿈을 저울에 재는 것처럼 우습지만 가능한 것을 골라 계산해 보자.

보희의 꿈을 사다


 꿈도 꿈 나름이어서 시중에 나와있는 한 실례를 들어보겠다.

 ‘신라 김유신장군의 누나 보희는 어느 날 언덕에 올라가 오줌을 누었더니 서라벌이 가득 차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일어나 동생 문희에게 꿈 얘기를 했더니 문희는 좋은 꿈이라며 그 꿈을 자기에게 팔라고 하였다. 보희는 우스웠지만 문희에게 비단치마 한 벌을 받고 그 꿈을 팔았다.’


김춘추


 ‘김유신은 옷고름이 떨어진 김춘추를 안채로 불려들었고, 부끄러워 거절하는 언니를 대신하여 옷고름을 꿰매준 문희는 그 인연으로 김춘추의 아내가 되었다. 이 김춘추는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룩한 제29대 태종무열왕이다.’


밀레니엄 복권


 시장기능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이라 꿈 값도 들쑥날쑥이어서 비단치마 한 벌 값도 되었다가, 잘 팔면 프리미엄이 붙어 왕(王)도 하나 사고 그랬던가 보다.

 요즘은 어떨까? 울산에 사는 35세의 회사원이 밀레니엄 복권에 20억이 당첨되어 화제가 되었다.

 인기 있는 복권으로 꿈의 값을 계산해 보자.

 기대값


 즉석복권을 한 장 사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복권의 실제가치를 산출해 내는 것은 간단하다.

 먼저 즉석복권 뒷면을 보라.

 각 등수에 따라 상금 금액과 인원수가 적혀있을 것이다.

 1등이 일억원이고 꼴찌가 500원이라면 상금에 인원수를 곱하여 모두 더하라.

 그리고 더한 총 금액에 총 매수를 나누면 된다.

 아마 250원이 나올 것이다.

 이것을 유식한 말로 ‘기대값’이라 한다.

회수률이 50%라는 뜻이다.

 만원을 주면 오천원을 되돌려 준다는 뜻이다.

복권


 실제로 만원을 주었는데 얼마 후 50%인 오천원만 돌려준다면 아마 뺨을 맞을 것이다.

 그런데 500원짜리 즉석복권을 사면 250원만 돌려주는데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기 않는다.   이게 바로 복권이다.

 여기에는 복(福)이라는 꿈의 값이 있는 것이다.

 즉석복권을 사서 긁어보는 그 순간까지 보이지 않는 값이 있는 것이다.

 어제 돼지꿈이라도 꾸기라도 하였다면 더욱 마음이 설렌다.

 그때까지는 행복하다.

 벼락부자가 될 것 같다.


꿈 깨는 값이 250원


 긴가 민가하며 가슴 설레는 이 행복한 꿈의 값이 250원이요, 기대되는 복권값이 250원인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꿈의 값이 250원이요, 꿈 깨는 값이 250원인 것이다.


 21세기 부자


 옛날 부자와는 달리 21세기 부자는 바쁘다.

 바빠서 꿈 꿀 시간이 부족하다.

 부자들이 주택복권이라도 많이 사면 꿈이 부족한 그들은 꿈을 많이 가질 수 있어 좋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많이 지어줄 수 있어 좋은데, 부자는 부자라서 복권을 사지 않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기 때문에 복이라도 받으려고 복권을 산다.


 그러니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진다.

 결국 가난한 사람이 부자를 도와주는 꼴이다.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

 이쯤 생각하면 여러분은 반쯤 사회운동가가 된 셈이다.

 ‘기대값’ 하나를 알므로 해서 여러분은 훌륭한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이다.

 꿈도 수학적 기초가 튼튼해야 아름다워 지는 것이다.

 수학적 베이스가 약한 꿈은 꿈으로서 가치가 부족하다.

 수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가까이 있다.


 어릴 적에 배운 평균이나 기대값이니 하는 것은 교과서에만 나오는 개념이 아니고 이렇게 실생활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다.


 무식한 것도 죄가 되는 시대


 평균이나 기대값과 같은 개념은 부분에서 전체를 보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평균이나 기대값이라는 망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