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學산책

볼링핀과 삼각수

kongbak 2006. 6. 11. 09:50
볼링핀과 삼각수
[한국일보 공동] 수학으로 세상읽기
볼링은 앞줄에서부터 1개, 2개, 3개, 4개, 총 10개의 볼링핀을 삼각형 모양으로 배열하고 볼링공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게임이다. 수학에서는 정삼각형 모양으로 점들을 배열했을 때 점들의 개수를 '삼각수'라고 한다.

이와 같이 도형과 결부시킨 수를 ‘형상수’라고 하는데, 피타고라스 학파가 처음 생각해냈다. 만물은 수로 되어 있다는 세계관을 가진 피타고라스 학파는 수를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했는데, 그 기준 중의 하나가 도형의 모양이었다.

또 피타고라스 학파는 각 수마다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는데, 예를 들어 2는 여성수이고 3은 남성수이며, 2와 3을 더한 5는 결혼을 상징하는 수이다.

삼각형 모양으로 점을 배열할 때 첫 번째 삼각수는 1이고, 두 번째 삼각수는 1+2=3이며, 세 번째 삼각수는 1+2+3=6이다. 볼링핀은 1+2+3+4=10이므로 10은 네 번째 삼각수가 된다.

▲ 10개의 볼링핀 (네 번째 삼각수)  ⓒ
또 포켓볼에서 게임을 시작할 때 삼각형 모양으로 15개의 볼을 배치하는데, 1+2+3+4+5=15이므로 15는 다섯 번째 삼각수가 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36번째 삼각수는 요한계시록에서 악마의 수로 지목한 666이 된다.

간단한 삼각수들은 직접 더해서 구할 수 있지만, 100번째 삼각수 같은 경우는 1+2+.... +99+100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수들을 하나 하나 더해서 그 값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19세기 독일의 수학자 가우스)의 일화가 유명하다.

가우스가 10살 때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1부터 100까지를 모두 더하라는 문제를 냈다. 계산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 생각하고 교사는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우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확하게 값을 구해 선생님을 놀라게 했다.

▲ 15개의 포켓볼 (다섯 번째 삼각수)  ⓒ
어린 가우스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방식으로 답을 구하였다. 1+2+....+99+100에서 앞의 수와 뒤의 수를 각각 짝지으면 1+100, 2+99, ....과 같이 그 합은 각각 101이 된다. 1부터 100까지의 합에는 이러한 101이 50개 있으므로 답은 101x50=5050이다.

삼각형은 가장 기본적인 평면도형이다. 두 개의 변으로는 평면도형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삼각형은 가장 적은 개수의 변으로 만들 수 있는 다각형이다.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을 집대성한 유클리드의 논증기하학은 삼각형을 기본으로 하기에 일명 ‘삼각형 기하학’이라고도 한다. 삼각수는 기하학의 기본이 되는 삼각형과 수를 결합시킨 일종의 ‘퓨전 수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경미 홍익대 교수 kparkmath@netian.com

'理學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박사와 수학자  (0) 2006.06.11
천재 수학자들 감탄한 숫자 1729  (0) 2006.06.11
X파일과 X세대와 미지수 x  (0) 2006.06.11
아킬레스와 거북이  (0) 2006.06.11
투표의 수학  (0) 2006.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