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비싸고 기름값만 많이 든다고?
천만에 말씀.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수입차에 대한 선입견도 이제 깨져가고 있다. 탁월한 연비로 중무장한 차량들이 출시되고 있는가 하면, 국산 중급 중형차 수준의 가격대를 갖춘 제품들도 속속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 여파로 어수선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한판 수입차 소용돌이가 불어 닥칠 전망이다.
혼다코리아가 내달 내놓을 '시빅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23.2㎞. 국내 차량중 최고연비를 자랑했던 티코(24.1㎞) 수준이다. 비결은 물론 하이브리드(hybrid:엔진이 연료를 필요로 할 때 전기모터에서 동력을 보조함으로써 연료효율을 높이는 방식)에 있다.
1.3 SOHC엔진을 장착하고도 1.8ℓ급 주행성능을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격은 고급중형차 수준(부가세 포함 3,390만원)이지만, 3~4년만 타면 차값을 뽑는다는게 혼다측의 설명이다.
한국토요타는 20일부터 세계 최초의 럭셔리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X400h'를 선보인다. 배기량 3,300㏄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도 연비는 12.9㎞로 일반 소형차 수준이다.
전기장치와 연료를 혼합하는 하이브리드의 특성상 출력이 약할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깨뜨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리는 시간은 7.8초로 4,000㏄ 8기통 엔진 못지 않은 힘을 자랑한다.
가격은 8,000만원. 토요타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뿐 아니라 대기중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크게 줄인 친환경 차량"이라며 "향후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차=비싸다'는 공식도 깨지고 있다.
포드코리아의 '몬데오 2.0 Ghia'는 배기량 2,000㏄의 중형차량이지만 가격은 2,660만원(부가세 포함)에 불과하다. 고급 세단을 떠올리게 하는 세련된 외관에 승차감도 뛰어나 이미 유럽 중형세단 판매율 1~2위를 다투는 인기모델로 자리잡았다.
포드코리아는 최근 출시한 럭셔리 세단 '링컨 MKZ'의 가격도 대폭 낮춰 잡았다. 3,500㏄ 6기통 엔진에 6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를 부착, 가격을 기존 동급 세단차량보다 2,000만원 가량 저렴한 4,390만원으로 정해 국산차와의 정면대결을 벌일 심산이다.
혼다코리아는 '시빅'과 '어코드' 시리즈로 국내 중저가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시빅은 지난 30여년간 전세계 160개국에서 누적 판매대수 1,700만대를 기록하고 있는 스테디 셀러 차량. 이중 '시빅 2.0'은 한국인의 취향과 운전여건을 감안해 제작된 '맞춤형' 차량이다.
혼다코리아는 시빅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해 10월, 12월 수입차 등록대수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가격은 2,990만원.
푸조의 컨버터블 차량 '푸조 206CC'도 2,000만원대의 가격대에 힘입어 수입 컨버터블 모델 중 4년 연속 1위 판매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 세단과 오픈카의 느낌을 골고루 갖고 있어 젊은 층은 물론 30~40대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 가격은 2,950만원.
업계 관계자는 "높은 연비와 합리적인 가격대의 수입차가 대거 선보이면서 올해는 국산차와의 시장쟁탈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