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2. 한단고기 가림다 관련 원문
그러면 가림다는 어떤 원리를 가지고 만들어졌을까? 가림다도 한글과 마찬가지로 모음과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단고기에서는 모음 11글자는 '천지인'을 바탕으로 만들었고 자음 27글자는 곧음(직)과 꺾음(곡)을 조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환웅은 환인천제 이래로 다만 입에 의존하고 전달하는 것을 능사로 알고 보존하는 법이 없으니 이에 신지 혁덕에게 문자를 만들라고 하였다. 명을 받은 신지 혁덕은 어느날 사슴을 사냥하다가 종적을 놓쳤는데 발자국을 보고 어디로 달아났는 지 알게 되어 깊은 사색의 끝에 문자를 만들었는데 비로소 태고문자가 시작이 된 것이다.'
'환웅이 임검을 낳아 임검씨가 천부삼인을 이어받았다 임검씨는 태백산 박달나무숲에 신시(神市)를 크게 열고 천부의 음에 준하여 어문을 정리하였다. 이로부터 10년마다 신시를 여니 어문(語文)이 통일되고 천하가 하나로 평정되었다.
'환웅천황의 태고문자(太古文字)가 만들어진 지 2천년이 흘러 지방의 사투리가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아 백리 영역의 나라 내에서도 글자가 난립하고 이해하기 어려우니 3세 단군 가륵은 삼랑을보륵에게 명을 내려 정음(正音) 38자를 정리하여 널리 세상에 내어 놓으니 이가 바로 가림토
혹은 가림다 또는 산수가림다인 것이다.'
이것을 보면 가림다 이전에도 사슴 발자국을 본떠 만든 '녹도문'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전해지는 녹도문은 글자의 형태로 볼 때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새겨진 쐐기형 글자가 아닌가 상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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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메소포타미 쐐기문자 점토판
진흙으로 만들어 반쯤 건조한 점토판에 쐐기모양의 송곳을 꾹꾹눌러 글자를 쓰는 쐐기문자는 언뜻보면 새나 짐승의 발자국모양처럼 보인다.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인들이 동방에서 이주해갔다는 학설이 있기도 하니 쐐기문자가 녹도문일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결론적으로 한글의 원류는 가림다이고 가림다의 원류는 녹도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본다. 그러나 아직도 수 많은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 갑골문자와 같은 상형문자들은 지속적으로 개량되어 지금의 한자와 같은 형태로 발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왜? 가림다는 중간에 보편적 사용성을 잃어버렸다가 세종대왕에 의하여 복원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의문에 의문을 더하니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2003. 10. 09 風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