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ㆍ고령화로 노년인구 비대형 인구구조로 급변하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부의 세대간 선(善)순환 구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는 2010년 이후 이들의 은퇴 매물이 쇄도하면서 자산시장이 붕괴하거나 자산 수익률이 세대를 거치면서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부의 분배’ 측면에서도 숫자적으로 더 열세인 후세대는 현 기성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자산시장의 큰손, 40대가 줄어들면
전문가들이 2010년 이후 자산시장 붕괴와 수익률 저하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산시장의 최대 수요 세대인 40대 인구 비중의 급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04년 말 현재 아파트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건물의 34%(면적 기준)를 40대가 소유하고 있다. 이어 50대가 24%, 60대가 15%, 30대가 14% 등의 순이었다. 또 한국증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주식 보유 또한 40대 초반에 급증했다가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44세가 1인 당 269만원, 45~49세는 232만원, 50~54세가 210만원 어치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후반과 30대 초반은 각각 201만원과 127만원으로 낮았다. 부동산과 주식 모두 40대가 가장 큰 손으로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저출산과 고령화로 40대 인구의 비중은 2010년 전체 인구에서 19.0%(821만 명)로 정점에 달한 이후 계속 감소하게 된다. 국토개발원 김민철 선임연구원은 “40대 인구가 은퇴하면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경우 자산매물 급증으로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자산붕괴란 참사 부를 수도
대신경제연구소 등 일각에서는 2010년 자산붕괴설도 제기하고 있다.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산아제한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현재 나이는 51~43세다. 이 연령대 인구는 714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비 붐 시절에는 한 해 80만 명 이상씩 출생했지만, 이 시기가 지난 이후 70만 명대로 급감했다
통계청의 2005년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퇴직연령은 54세로, 베이비붐 세대는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 매물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0년 이전에 부동산 보유 절정시기가 마감되면서, 2010년이 되면 버블이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은 우리 국민들이 부동산을 유산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자산시장이 붕괴할 가능성까지는 낮아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시장부터 수익률이 급격히 둔화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은퇴폭탄도 後세대가 맞는다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자산시장의 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피해는 30대 이하 세대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비붐 세대가 내 놓는 매물은 주로 30대가 소화해주게 되는데, 정작 30대가 은퇴할 무렵에는 자신들의 매물을 소화해줄 현재 20대 세대의 숫자적 열세로 손해 보는 자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것. 2005년 현재 30대는 821만 명에 달하는 반면, 20대 인구는 733만 명으로 30대에 비해 90만 명이 더 적다
전문가들은 2000년 이후 최근 집값 폭등은 세대간 부를 둘러싼 분배의 불평등한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이 기간 집값 폭등은 베이비붐 세대가 40대로 접어들면서 중대형 평수와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촉발됐고,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에 나섰던 20~30대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국토개발원 김민철 선임연구원은 “향후 자산시장의 주력 수요세력이 급감해도 성장률이 어느 정도 받쳐주면 수익률 급감은 피할 수 있다”며 “때문에 세대간 부의 분배의 불평등을 막으려면, 결국 지속가능성 성장력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