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바흐

중공의 미래

kongbak 2008. 4. 16. 08:46

베이징올림픽은 약이될까 독이될까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운명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정부가 티베트 독립요구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파리 봉송 도중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세 차례나 성화가 꺼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봉송 때는 예정된 6마일에서 절반인 3.5마일만 진행하는 등, 올림픽 성화 봉송이 편법으로 이뤄진 것은 사상 초유다.

각국 정상들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 선언도 늘고 있다. 캐나다·독일·브라질·체코·폴란드 등 정상들은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다. 지난 10일에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개막식을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반쪽짜리 대회가 된 1980년대 올림픽을 보는 기분이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당시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비난하며 미국 동맹국들이 대거 불참했으며, 1984년 LA 올림픽 때는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을 비난하며 구소련 동맹국들이 역시 대거 불참했다.

때문에 88서울올림픽에 쏟아졌던 세계적 관심은 대단했다. 구소련과 미국이 맞붙는 당시 최고의 빅 매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리가 대단한 올림픽을 치렀다는 생각이다. 동서냉전이 정점에 달한 시기에, 동구권과 서구권이 모두 참가하는 초대형 올림픽을 열었기 때문이다.

잠실 땅기운도 한 몫했다. 잠실은 과거 고구려·백제·신라가 한반도 점유권을 쟁탈하기 위해 접전을 벌였던 전쟁터였다. 하루가 다르게 한강의 맹주가 바뀌는, 한마디로 한반도에서는 제일 기 센 땅이었던 것이다. 그런 땅이 아니었다면 일촉즉발의 냉전 상황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88올림픽은 동구권과 서구권이 맞붙은 마지막 올림픽이 됐다. 극상이면 극멸한다고 동구권의 맹주였던 구소련이 1991년 발트3국의 독립을 시작으로 급속한 붕괴를 맞았다. 각각의 독립국으로 분리된 현재, 러시아는 강국이긴 하나 과거 구소련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정도는 아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미래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염원했지만 그 대가는 크다. 올림픽은 국제무대에 떳떳한 국가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중국은 그다지 떳떳하지 못하다. 티베트를 무장 점령했으며 수많은 소수민족들의 독립요구를 묵살하는 탓이다.

그런 국가에게 올림픽은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경제성장이라는 소기의 목적은 이룰지언정, 그것이 국력향상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올림픽 이후 소수민족의 독립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중국은 구소련처럼 분열의 길을 걸을 지도 모른다. 그것이 영혼의 땅 티베트를 피로 물들게 한 대가라면 중국은 반드시 치를 수밖에 없다.

티베트는 절대 힘으로 이길 수 없다. 힘으로 점령하려고 할수록 중국은 불리해질 것이다. 무력이 불가능하다면 이제 중국의 선택은 하나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중국을 주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