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잘하는 뇌는 따로 있다? 여성과 흑인은 수학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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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재능에서 인종별, 성별 차이가 존재하느냐를 따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주제다. 자칫하면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부추기는 데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간 수학능력 차이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 이후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여성은 언어능력에서, 남성은 공간 및 수학 능력에서 탁월하다는 연구결과가 1974년 보고된 이후 이를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후속 연구들이 이어졌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전체 평균으로 따졌을 때 남성과 여성의 수학능력 차이는 미미하지만 우수 상위학생의 분포에서는 차이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수능시험(SAT) 수학에서 700점 이상을 받은 최상위 학생의 경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13배 많았다는 것이다. 또 계산능력은 여성이 뛰어난 반면 기하 등 복잡한 수학에서는 남성이 우위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하버드 총장 재직 시절 수학과 관련이 많은 과학과 공학 분야에 여성 진출이 적은 것과 관련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선천적인 능력이 뒤떨어진 탓"이라고 여성 차별적인 발언을 해 결국 사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수학성적에 있어 남성과 여성의 뚜렷한 능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남녀의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 재능의 우열인지, 아니면 사회화 과정에 의한 후천적 차이인지는 뚜렷하지 않다. 한국과학기술교육원(KIST) 신희섭 교수는 "어느 쪽 견해가 맞다고 뒷받침할 만한 실험적 근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에는 수학경시대회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뇌기능 차이보다는 사회적 편견이 남녀의 수학능력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향숙 박사는 "수학능력의 차이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환경에 변화를 주면 본래 유전자가 갖고 있는 정보도 다르게 발현된다"고 설명했다.
인종에 따른 수학능력 차이를 설명하는 학자들 견해 역시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고려대 황우형 수학교육과 교수는 "미국에선 아시아 출신 학생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수학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흑인이 수학을 잘 하면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경쟁문화가 발달한 아시아권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수학의 중요성에 눈뜨는 데 반해 흑인들은 사회계층적 특성상 수학을 배울 기회가 적은 탓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요인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것이다.
고려대 수학교육과의 경우 학부 과정에선 여학생들의 성취가 남학생들을 압도하지만 대학원 진학 또는 유학을 통해 학문의 길로 나가는 비율은 남학생이 앞서는데 이 또한 결혼, 출산 등 사회적 요인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수학 재능이 후천적 요인에 의해 영향받는다고 했을 때 수학공부를 잘 하기 위한 비법이 있을까. 황 교수는 "보통 '정석수학'으로 얘기되는 고등학교 수학까지는 특별한 재능보다는 성실성과 노력, 공식 암기만으로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며 "이 수준을 넘어 수학자 또는 과학자 단계로 발돋움하려면 사물의 원리에 대한 호기심과 수학적 사고방식을 어릴 때부터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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