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미국]미국에서 백만장자는 더 이상 부자 대우를 받지 못하며 250만달러(약 24억원) 이상의 투자 여력을 갖고 있어야 부자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헤지펀드 투자자에 관한 자격기준을 현행 순자산 100만달러·연소득 20만달러(1억9000만원)에서 주거용 부동산을 제외한 순수 투자가능 자산 250만달러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SEC는 투자실패의 위험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헤지펀드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부자의 기준이 돼 왔다.
이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 것은 지난 수십년 동안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100만달러 이상 보유자도 급격히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8%에 달한다. 이번에 헤지펀드 투자자격을 250만달러로 조정하는 제안이 채택될 경우 미국 내 상위 1.5%에 들어야만 부자 대우를 받게 된다.
새로운 기준 하에서 부자 지위를 잃게 되는 사람들은 “차별적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부자 기준이 높아진 현상은 이미 현실 경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요즘 100만달러로는 맨허튼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침실 2개 딸린 집을 겨우 살 수 있다. 또 미국 내 대부분의 민간은행이나 자산관리회사에서 부자고객 대접을 받으려면 투자가능 자산으로 1000만달러는 갖고 있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