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世

<해외의 젊은 시각>중국의 대국주의 경계론

kongbak 2006. 6. 8. 13:30
<해외의 젊은 시각>중국의 대국주의 경계론
[문화일보   2006-05-02 13:54:31] 
1950년대 중반 마오쩌둥(毛澤東)은 50년후 21세기에 들어서면 중국은 강대한 사회주의공업국이 되고 그때에 가면 ‘대국주의’를 경계해야 하리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외국인들과의 담화에서그들의 아래세대와 전세계가 중국을 감독하길 바란다면서 중국이대국주의로 나아가면 가차없이 비판하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중국의 ‘평화공존 5항 원칙’ 은 바로 이 50년대 중반에내놓은 것이다. 마오쩌둥은 중국은 대국주의를 단호하고 철저하게, 깨끗이 모조리 없애야 한다고 했다. 대국주의에 대한 마오의혐오감은 그만큼 강렬했다.

마오가 예언했던 50년 후가 바로 지금이다. 마오가 제기했던 과제가 바로 지금 중국인들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사실 근대사에들어서면서 제국주의와 대국주의의 피해를 수없이 당해왔던 중국은 1950년대부터 줄곧 대국주의를 경계하고 반(反) 패권주의 입장을 천명해 왔다.

지난 시기에 그것이 경제와 문화가 낙후된 상황에서 미래형으로강조되어 왔다면 오늘은 경제급성장 속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강조되고 있다.

사실 주변국과 세계가 근대사 이후의 강대한 중국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중국의 발전이 일부 주변국의 우려를 자아내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 면으로 보면 중국인들 역시 근대사 이후자국의 강성함을 경험하지 못했다. 자국이 강성해지면 어떤 자질을 갖추고 어떤 심리와 자세로 세계에 임해야 하는지 준비하지못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중국이 강대국의 자질과 심리를 먼저 갖추고 강대국을 건설하는 것은 아니다. 강대국을 건설하는 과정은 바로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세계 속의 자기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이다.

중국에서는 대국주의를 경계하고 방지하며 경제성장에 걸맞은 국민자질을 갖추고 대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류이다. 그것은 결코 주변국의 우려를 희석하기 위한 미사여구가아니다. 이제 금방 강대국을 향해 발걸음을 뗀 상황에서 대국주의를 경계하고 방지하지 않으면 그만큼 자기의 입지가 줄어들고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것을 방지하지 않으면 평화공존 5항 원칙이라는 외교의 기본 방침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을중국은 잘 알고 있다.

중국의 대외정책 기본방침인 도광양회(韜光養晦)도 어찌 보면 대국주의를 경계하는 점이 없지 않다. 그와 연결된 유소작위(有所作爲)는 대국의 의무와 책임을 이르는 것이다. 그렇지만 유소작위가 좀 강도를 높이면 역시 또 오해를 불러오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오늘의 중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중국에 대한 우려는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중국공산당의 혁명성공으로 천번지복(天飜地覆)의 변화가 일어났던 1950년대 초반이고 두 번째는 개혁·개방으로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오늘이다. 하나의 변화가 어떤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지 모른다는 우려일 것이다. 중국의 대국주의 경계론은 바로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주변국과 평화공존하는 윈윈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급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험난하다. 마오는 겸허하면 진보하고 교만하면 낙후한다고 했다.

한류를 수용하고 새마을운동을 열심히 배우는 것은 겸허한 자세다. 그런 자세를 보여야 참된 강대국을 지향하는 풍모를 갖출 수있다. 즉 대지가 만물을 수용하듯 모든 것을 포용하며 약소국과평화적으로 공존공영하는 참된 대국의 기질을 갖추게 된다. 역으로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오만해지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비뚤어지고, 그것은 대국주의로 비쳐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중국이 근년에 내놓은 부린(富隣)정책, 즉이웃나라가 잘 살도록 도와주는 정책은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세계를 바라보는 중국의 참신한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그것은참된 대국의 의무를 이행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50년 전 마오의 말은 오늘의 중국을 정확히 읽는 키워드이기도하다.

[[진징이 / 베이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