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世
[스크랩] 거꾸로 보니 '돈밭' 있더라
kongbak
2006. 7. 24. 13:04
거꾸로 보니 '돈밭' 있더라 |
[조선일보 신지은, 이진한 기자] “남들과 거꾸로 간다”. 시류(時流)와 유행 대신 우직하게 원칙을 고집하는 ‘거꾸로 코드’가 경영 현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했다. 상식을 뒤집는 ‘거꾸로 마케팅’으로 승부 거는 사례도 빈번해졌으며, ‘거꾸로’는 창조·혁신 이미지를 지닌 블루오션(경쟁이 적은 신규시장) 키워드로 세(勢)를 확산해가고 있다. ![]() ◆남들이 팔 때 나는 사들인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하는 ‘부자아빠 거꾸로 주식펀드’는 남들이 다 투자하는 인기주식 대신, 흙 속에 묻힌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겠다는 펀드다. 온갖 테마주(株) 열풍이 불어도 오직 기업가치만 따진다는 원칙을 고집한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4.83%로 1위. 1년간 수익률(71.7%)도 전체 주식형 펀드 중 3위다. 보통 주식형 펀드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를 경쟁적으로 사들일 때도 이 펀드는 거꾸로 갔다. 실제로 이 펀드엔 삼성전자 주식이 거의 편입돼 있지 않다. 지난해 11월 닭고기업체 ‘하림’ 주식을 살 때도 거꾸로 가는 느낌이었다. 당시 하림은 공장에 큰 불이 나고, AI(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닭 가격이 추락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흑자가 나는 것이 아닌가. ‘거꾸로 펀드’ 운영자들은 현장을 직접 방문해 보기로 한다. 이들은 불탄 공장이 인근 군부대 도움을 받아 말끔히 개조가 됐고 조류독감 파동으로 경쟁업체들이 모두 도산한 사실을 알았다. 앞길이 뻥 뚫린 셈이었다. 모두가 하림 주식을 팔 때, 펀드 운용팀은 반대로 하림의 주식을 대량 거둬들였다. 결과는 대성공. 1200원에 산 하림 주식을 2300원에 팔아 거의 배의 차익을 남겼다. 30년간 투박한 ‘항아리’ 용기를 지켜온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지난 30년간 24억병이 팔렸고,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우유 용기를 쌓으면 에베레스트산(8844m) 3000개 높이다. 박일환 실장은 “겉모양 대신 내용물 품질에 주력하고 가격을 낮게 유지한 것이 장수(長壽)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 ◆사막에서 난로를 판다 중소기업 파세코는 ‘열사(熱砂)의 땅’ 중동에 난로를 팔아 세계 1위의 난로 메이커가 됐다. 작년 이라크에만 120만대의 난로를 파는 등 중동 난로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전체 매출(1200억원)의 30%가 중동시장에서 나온다. 안부호 부사장은 “중동도 고산(高山) 지역은 밤에 영하로 떨어지고, 중동 사람들은 영상 10도만 돼도 춥다고 느낀다”며 “거꾸로라기보다 발로 뛰며 정확한 실상을 본 결과”라고 말했다. ‘동토(凍土)의 땅’ 러시아에선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가 에어컨 시장을 장악했다. 추위에 익숙한 러시아인들은 낮 최고 기온이 ‘겨우’ 25도를 넘는 여름을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데 착안해 시장 공략에 나섰고, 러시아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했다. 할인 경쟁 속에서 ‘노(NO) 세일’ 원칙을 고집하는 제일모직의 ‘빈폴’ 등도 역발상 마케팅의 성공사례다. ◆거꾸로의 혁신 이미지를 판다 ‘거꾸로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도 유행이다. 서점가엔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역발상 마케팅’, ‘73인의 유쾌한 역발상’, ‘최혜영의 반대로 하는 골프’ 같은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광고는, 두께 0.9㎜짜리 노트북 컴퓨터를 보여주고 ‘두껍다’는 자막을 띄우거나, 연구원을 모델로 세워 ‘나는 더 배워야 한다’는 카피를 붙인다. 귀뚜라미 보일러는 신제품 이름을 ‘거꾸로 타는 보일러’로 정했다. 개발팀 임성우 차장은 “거꾸로라는 단어가 지닌 창조·혁신의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출처 : 거꾸로 보니 '돈밭' 있더라
글쓴이 : 저어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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