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스위스의 또다른 알프스 마테호른(스위스2)
(전번에 한번 실었다가 태풍으로 없어졌으나 다행히 내 블로그에 남아있어 그대로 옮겨 싣습니다.)
스위스를 여행한다면서 알프스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
스위스에는 세개의 높은 알프스가 있다. 융프라우(4158m)와 쉴트호른(2970m) 그리고 마테호른(4478m).
(몽블랑도 있지만 몽블랑은 프랑스 국경넘어 있으니까 빼고)
그런데 융프라우는 패키지투어 단골 메뉴가 되어 안가본 사람이 없고, 쉴트호른은 지난번 올랐을 때 너무좋아
크게 감동을 받았기에 Wife 친구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었지만 한번 가 본 데를 왜 또 가느냐며 한사코 안가겠다
기에 남은 하나 마테호른엘 아무런 이견없이 가보기로 했다.
호반의 도시 몽퇴르부근 민박집에서 하루를 쉬고 레만호수가를 한번 더 거닐어본 뒤 미련없이 마테호른으로 향했
다. 몽테르에서 마테호른으로 가려먼 두갈래 길이 있는데 일부러 인터라켄 부근에 있는 브리그(Brig)를 거쳐서
가는길을 택했다.그것은 지난 번 여행때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짙은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보지못하고 실망만 하고
내려와야 했던 그림젤고개를 한번더 넘어 보기 위해서 였다.
마테호른으로 가려면 브리그쪽으로 가야하지만 표지판이 그림젤고개로 한번더 올라가 보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해발 2160m 밖에 안되는 고개지만 언제나 안개속에 묻혀있어 쾌청한
정상을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기념품 가게만 덩그렇게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조금 내려오니 호수부근은 구름이 걷혔기에 세찬 바람에 혹시라도 날아갈까 봐 난간을 부여잡고
증명사진 한방 쾅.
그림젤 고개를 내려와 브리그 쪽으로 가다가 눈덮힌 산이 보이는 조용한 마을에서 민박집을 구했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촌노부부가 반갑게 맞았다.
2층 창문 아래에 ZIMMER 라는 민박집 표지를 붙여 놓았다.
한길가에는 4층 건물도 보이고 제법 큰 교회도 보이는 마을이었다.
창문 밖을 내다보니 시골냄새 물씬 풍기고
옆집 정원도 예쁘고
나무를 깎아 만든 변기 모양의 화장실 표지판도 귀엽고 깜찍스럽다.
거기다가 말은 한마디 통하지 않았지만 순박하기 이를 데 없는 촌로들의 환대가 너무 맘에 들어 이
집에서 하루 더 묵기로 했다. (노인 부부가 너무나 좋아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사진기 챙겨들고 동네 주위를 한바퀴 돌아봤다.
민박집 뒤 언덕 아래로 내려가니 농부가 목초지로 가는 지 한떼의 소를 몰고 간다.
회초리도 들지 않았는데 20여 마리의 소들이 한줄로 서서 잘도 따라간다.
여기는 소들도 다 순해빠진 모양이다.
우리나라나 스위스나 시골 농부는 다 일찍 일어나나 보다. 아침 6시도 안됐는데 벌써 소를 몰고 풀
먹이러 가는 걸 보니. 이런 목가적인 풍경 랜터카 여행이 아니면 어떻게 구경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시골 마을에 왠 표지판이 이렇게도 많이 붙어 있나!?
깜찍하고 예쁜 표지판을 보니 그야말로 시간이 멈춘듯한 동네같다.
이른 아침 농부가 트랙터를 몰고 간다.
트랙터가 예뻐서 바라보는 사이 앞에가는 기아차 (스포티지) 사진 찍는 걸 놓칠 뻔 했다.
언덕을 올라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기차가 서려는지 천천히 지나가는 게 보였다.
얼른 달려가 보니 우리동네에 정거했다.
역사 벽에 BIEL이라고 쓰여있어 우리동네 이름이 빌임을 알게 됐다.
마테호른 기차 환승장. 마테호른 출발지인 체르마트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자동차의 출입을 일체 허용
하지 않고 있어 모든 관광객은 이 터미널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기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 기차를 타야지만 마테호른에 오를 수 있다.
스위스 최초의 전기 톱니바퀴 열차이자 유럽 최고 높이의 트랙이라고 할 수 있는 해발 3100m의
Gornergrat를 오르는 등산열차.
올라가면서 보니 하늘은 맑았지만 마테호른은 구름에 완전히 가려 있다. 제대로 보기가 힘들 것 같았다.
차라리 GORNERGRAT 역까지 가서 정상을 보고 내려올 때 구름이 없어지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겠다.
그러나 정상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시간 이상을 기다렸는데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아쉽지만 이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저마다 위로하며 또 그래도 벗겨지기를 기대하며 바라보고 섰다.
가끔 부분적으로나마 이렇게 벗겨질 때는 감탄하며 즐거워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사진도 찍고.
이 친구는 기다리다 지쳐서 얼이 빠졌나? 삐딱한 모습이 약간 맛이 간 친구 같다.
정상이 코브라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고 영화제작사인 파라마운트사의 로고로 애용되고 있는 그 유명한
마테호른. 그 마테호른이 1/3 쯤 모습을 보이자 와우 !! 야 !!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그러나 기차는 쉬지 않고 달려 내려가고....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다.
체르마트 근처에 내려오니 동네가 훤히 보일 정도로 구름이 걷혔다.
체르마트는 마테호른이 있고 또한 일년내내 스키와 하이킹으로 알프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스위스 남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휴앙지.
각종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등산용품점이 즐비한 체르마트 시내.
꼬마 전기자동차,
깜찍하게 생긴것이 창가에 형형색색의 꽃들을 내놓은 스위스 전통양식의 집들과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