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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자는 3대를 못간다

kongbak 2010. 2. 23. 13:14

부자는 3대를 못간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왕위를 문 틈새로 지나는 먼지같이 보고,
  금옥의 보배를 마치 기와와 조약돌처럼 보며,
  고운 명주비단옷을 빛이 바래고 헤진 누더기처럼 본다.” 
                                   『사십이장경』42

 
옛말에 ‘부자는 3대를 못 간다.’고 하였다. 아마도 자신이 피땀 흘려 노력한 댓가로 번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기에 아끼거나 재물 귀한 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속담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통념을 깨뜨린 一家가 있다.
 

『경주 최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이란 책에 의하면, 경주 최부잣집은 만석부자로 1600년대 초반에서 1900년 중반까지 무려 300년 12대를 만석꾼의 전통을 누렸다고 한다. 그런데 만석꾼의 부자로 300년을 누릴 수 있었던 그들 일가의 가훈을 보면, 경탄이 나올 만큼 대단히 교훈적이다. 


첫째, 절대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말라.
    높은 벼슬에 올랐다가 휘말려 집안의 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재산은 1년에 1만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
     더 이상의 과욕은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혹 만석 이상의 재산이 생긴다       
     면 이웃에 돌려 사회에 환원하였다. 

 

셋째, 나그네가 찾아오면 후하게 대접하라.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어느 누가 와도 넉넉히 대접하며, 푸근한 마음       
    을 갖게 한 후 돌아가도록 하였다. 

 

넷째, 흉년에는 절대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흉년 때 먹을 것이 없어 헐값으로 내 놓은 논밭을 사서 가난한 농민들로       
     부터 원통케 해서는 안된다.

 

다섯째, 가문에 며느리들이 시집오면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혀라.
     내가 어려움을 알아야 다른 사람의 고통을 헤아릴 수 있다.

 

여섯째,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은 사람이 없게 하라.
     자신의 집을 기준으로 사방 100리 사람들에게 먹을 것이 없고 부족할        
     때, 마을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사게 해서는 안된다.  


경주 최씨의 마지막 부자 최준(1884~1970)은 일제시대 때 독립군에게 군자금을 내어놓을 만큼 애국자이기도 하였다. 그러다 1950년 전 재산을 영남대 전신인 대구대학을 설립하여 결국 후대 학자를 길러내는 교육자이기 하다.  최준은  ‘재물은 분뇨와 같아서 한 곳에 축적되면 악취가 나고, 골고루 뿌려지면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름과 같다’는 어느 노스님의 말씀을 염두하고, 재물의 가치를 잘 활용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노자는 “성인은 모으려 하지 않는다. 남을 위해 살면 살수록 그의 삶은 더욱 풍요롭다”고 하였고, 20세기의 세계 최고의 갑부였던 카네기는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하였다. 어찌 보면 돈이란 인간의 삶의 필수요건이자 행복의 척도가 될지 모르지만, 결국 그 부 때문에 개인은 물론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재산은 삶에 있어서 인간에게 필요한 수단이지, 그것을 목적으로 삼아 돈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하며 결국 재물이란 것도 결국 가난한 이웃에게 돌려주고 순환시켜야 하는 물건인 것이다. 조선말기의 최고의 갑부였던 임상옥은 인생 말년에 이런 말을 하였다.
 “결국 가난한 소상업자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으니 이제는 그들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빚진 사람들에게 빚을 면제해주고 금덩어리를 하나씩 돌려주어 보냈다. 또한 흉년이 들어 가난한 백성이 굶어죽자, 자신이 축적했던 쌀을 내어 놓아 빈민구제까지 했던 인물이다.    

 
인간은 ‘나’라는 기준을 두고 온갖 욕망과 집착을 일으킨다. 가끔 ‘내 것, 내 물건’이라고 명명하지만, 불현듯 ‘내 물건이라고 지칭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내 것인가?’라고 의아할 때가 있다. ‘누군가로부터 빌려서 잠깐 쓰다가 또 언젠가 누군가로 넘어갈 것들이다. 무엇 때문에 집착하는가’라고 하다가도 자신도 몰란결에 또 집착한다. 그러니 인간의 집착욕이 얼마나 질긴 번뇌인가?! 오죽했으면 부처님께서 성불하신 후 설했던 설법이 4성제인데, ‘인간의 고통은 이 집착욕으로부터 생긴다’고 하였을까?
 

부처님처럼 왕이라는 명예도 허공의 티끌로 보고 재산도 흔히 보는 돌덩이나 다름없이 볼 만큼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닮을려고 애쓰는 것은 어떨까 싶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한다. 염라대왕에게 뇌물을 바칠려고 하여도 넣어갈 주머니가 없으니 놓고 갈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또한 놓고 간다고 해도 내 직계가족에게만이 아닌 많은 이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면 어떨까 싶다.  

 

 


* 『경주 최부잣집, 300년 부의 비밀』, 전진문, 황금가지출판사

    글: 정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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