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구제역(口蹄疫, FMD, foot-and-mouth disease, hoof-and-mouth disease, 학명: Aphtae epizooticae)은 소와 돼지 등의 가축의 전염성이 높은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의 하나이다. 사슴이나 염소, 양과 기타 소과의 우제류 가축들, 그리고 코끼리, 쥐, 고슴도치 등도 감염된다. 사람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일반적으로 별다른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제1종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1]
1897년에 프리드리히 뢰플러에 의해 구제역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는 감염된 동물의 피를 포셀린 필터에 통과시켜 걸러도 여전히 다른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 구제역은 거의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하며, 숙주가 되는 동물의 종류와 개체수가 많고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한동안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던 곳으로도 구제역은 곧 전염되곤 한다.
구제역의 항원형에는 O, A, C, SAT-1, SAT-2, SAT-3과 Asia-1 등의 7 종류가 있다. 이 중 O형이 가장 흔하다. 구제역이라는 이름의 순화 용어로는 입발굽병이 제안되었으나 실제로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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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편집]
감염된 가축은 고열이 나타나지만 이틀에서 사흘이 지나면 열이 가라앉는다. 또 입 속에 생기는 수포로 인해 거품이 많고 끈적끈적한 침을 심하게 흘린다. 발굽에도 수포가 생겨 터지기도 하며 걸음을 절뚝거린다. 다 자란 개체의 경우 체중 감소를 겪기도 하며 이런 체중 감소를 몇달 동안 회복되지 않는다. 수컷의 경우 고환에 부풀기도 하며, 젖소의 우유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감염된 가축 대부분이 회복되지만, 특히 어린 개체의 경우 심근염 등이 발생하여 폐사하기도 한다. 잠복기는 평균 2일에서 일주일 정도이다.
백신 [편집]
구제역은 항원형 간 그리고 한 종류의 항원형 내에서도 많은 변종이 존재하기 때문에 백신 생산이 어렵다. 한 항원형에 대한 백신은 다른 항원형에 대해서 듣지 않으며, 같은 항원형에 속하는 두 주(strain)의 DNA 서열에서 전체 유전자의 30%까지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구제역 백신은 한 가지 바이러스 주에 대해서 매우 특이적으로 작용해야 한다. 또한 구제역 백신은 수 개월에서 수년 동안만 면역을 제공한다.
초기의 구제역 백신은 죽은 구제역 바이러스를 접종 대상 개체에 주사하는 것이었다. 이런 접종 방법은 실제 구제역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단백질 하나만으로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제 문제는 그런 단백질을 백신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생산하는 것이었다. 1981년 미국 정부는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생산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유전 공학을 이용해 만든 백신이었다.
현재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는 각 나라를 구제역 발병 상황에 따라 세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즉, 백신 여부와 상관 없이 구제역이 발생하는 곳, 백신 접종하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곳, 백신 접종 없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백신 접종 없이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분류된 나라가 가축 및 육류의 수출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므로 캐나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 분류에 계속 속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한민국 [편집]
2000년 초, 경기도 파주시의 젖소에서 발견된 수포성 질환이 구제역으로 판정되어 전국적인 방역과 농장간 방문, 행사 개최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진 바 있다.[3][4] 또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2002년 5월 2일부터 같은 해 6월 23일까지 경기도 안성시, 용인시, 평택시와 충청북도 진천군 등지에서 16건의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 때 약 16만 마리의 가축이 도살 처분되었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