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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외환위기 거치면서 신한국병 걸려"

kongbak 2007. 12. 27. 10:23
정덕구 이사장 `외환위기 거치면서 신(新)한국병 걸렸다` [연합]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2일 "외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경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탈피했지만 또 다른 '신(新) 한국병'에 걸렸다"며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경제 10년을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KMA)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외환위기 10년 후의 한국경제, 사화산인가 휴화산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외환위기 당시와 극복 과정에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 경제 당국자로서 경험했던 바를 바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박정희식 개발모형과 세계 경제의 메가 트렌드 사이 충돌 속에서 발생한 사회지배구조의 위기와 개방정책의 실패에 따른 부조화(mismatch) 현상이 동시에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대통령 선거라는 광풍에 몰입하면서 환란의 태풍이 몰려오는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고, 스스로 '잔인한 선택'을 내리지 못해 결국 위기를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사회안전망 미비로 인해 중산층이 얇아지고 소득양극화가 심화했으며 기존의 공동체주의적 생존방식에서 개체주의적 생존방식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문화적 충격도 상당했지만 박정희식 성장 개발모형의 청산과 정부와 시장의 적절한 역할에 대한 인식, 부채경영의 청산, 글로벌화의 확산 등의 긍정적인 유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그 이전의 고비용 저효율에서 비롯한 한국병과는 아주 다른 병리현상이 만연되어 온 것 같다"며 이러한 신 한국병의 증세로 무기력증, 의욕상실, 심리적 불안감, 역동성의 약화, 국가의 사회적 역량 침체, 국가의 문제해결능력에 대한 믿음 약화 등을 들었다.

정 이사장은 "위기는 반복된다. 한국경제가 사화산이라는 증거는 없다"면서 "위기가 발생하면 선진국에서 발생해 그 파괴력은 이전보다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화산이 지표면의 가장 약한 부분을 뚫고 폭발하듯이 경제위기도 위기 예방능력이 가장 약한 나라에서 반복해 발생한다"며 "위기의 요소는 항상 곁에 있는데 현명한 국가라면 그 위기 요소를 항상 관리 가능한 크기로 축소해 관리한다"고 말했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IMF와 기업경영'이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단기, 중기, 장기 등 세 가지 전략 접근법을 현 대기업에 적용해 IMF 경제위기 이후 무엇이 재벌그룹의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했다.

조 교수는 우선 단기 전략으로 사업 전략을 거론하면서 대우그룹은 1997년 경제 위기 이후 확장전략을, 현대그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LG그룹은 지주회사 제도로 개편을, 삼성그룹은 전자, 금융, 서비스 분야로 사업영역 축소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기 전략인 관리의 개념을 '사전계획-현장집행-사후평가를 통해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가'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정권 때 계획과 평가는 정부가, 집행은 기업이 했다면 이후 순차적으로 계획과 평가의 일이 기업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행에 있어 현대그룹이, 계획은 SK가, 사후 평가는 삼성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이어 장기 전략인 메커니즘 기반 전략이란 "주체, 환경, 자원이라는 '인풋'을 갖고 얼마나 뛰어난 경영성과를 내는가"라면서 인적자원, 조직자원, 재무자원 등 성장 경로의 세 측면을 들었다.

즉 삼성이 뛰어난 인적자원에서 재무와 조직의 우수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면 LG는 우수한 조직자원에서 재무, 인재의 우수성을, 현대는 우수한 재무자원에서 인재와 조직의 우수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성장했다는 것.

그는 "지금은 단기적으로 집중화 전략을 선택한 기업이 선도했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며 "또한 외환 위기 이후 '사후 평가' 능력을 갖춘 기업이 성공했다면 앞으로는 '계획-실행-평가' 능력을 균형 있게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장기적으로 인적자원과 조직자원 중심의 메커니즘을 갖춘 기업이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출처 : "외환위기 거치면서 신한국병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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