處世

다들 재미봤다는데… 하고싶다, 주식! 가르쳐주세요

kongbak 2007. 7. 4. 09:08

다들 재미봤다는데… 하고싶다, 주식! 가르쳐주세요

코스피지수 1805라니!’ 불타는 주식시장에 동참하지 않았던 박 과장은 초조해졌다. 주위에는 온통 주식이나 펀드로 돈 벌었다는 얘기뿐. 남들 다 돈 버는데 혼자만 눈 감고 지낸 것 같아 입이 바짝 마른다. 지금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건 위험한 걸까? 재테크 전문가 7명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비교적 안전

전문가들은 만약 은행 적금처럼 장기 투자할 수 있다면 펀드 투자는 지금도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정연호 외환은행 PB팀장은 “주가지수가 1400, 1500으로 올랐을 때도 과열이라며 조정을 기다렸지만 다시 올랐다”며 “주가 하락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그래도 국내 주식시장은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1~2년 내에 꼭 써야 하는 단기 자금으로 투자하는 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식 직접투자는 아무리 강세장이라고 해도 모든 종목이 다 오르는 게 아니라, 일부 주도주(株)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장기적인 비전이 있거나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우량 회사 주식을 매달 1~2주씩 사 모으는 ‘조막손’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돈을 한 번에 많이 넣는 거치식 펀드나 주식 직접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희 기업은행 신탁사업단 과장은 “증시 단기 과열에 대한 조정 우려가 높은 만큼 거치식보다는 소액을 장기·분산 투자하는 적립식 투자방식이 가장 부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또는 매분기 일정 금액을 불입하는 방식이다. 성격상 증시가 소폭 조정을 받아도 주식의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적립식 펀드도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







◆초보자에겐 국내 주식형 펀드가 유리해

저축에서 투자로 부(富)의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데에 공감한 박 과장. “나보다는 그래도 똑똑한 사람들이니 돈도 잘 굴리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펀드 투자를 결심했다. 그런데 과연 언제 가입해야 유리할까?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주가가 내릴 때 가입하고 오를 때 빠져 나오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주가 움직임은 예측 불가능하다”며 “펀드 투자는 가입 시기보다는 상품 선택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초보 투자자라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유리하다”며 “국내 증시는 향후 전망이 밝은데다 해외에 비해 뉴스를 자주 접할 수 있어서 대처가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펀드가 좋은 상품인 걸까? ‘반짝’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나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펀드는 피하는 게 좋다. 김은정 팀장은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100% 보장해 주지 않지만, 과거 3년간 꾸준한 수익률을 올렸다면 어느 정도 검증된 펀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펀드는 사후관리도 중요

펀드는 가입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아무리 장기 투자 목적으로 가입했다고 해도 6개월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해 줘야 한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펀드에 가입만 하고 나 몰라라 방치해 두는 건 올바른 투자가 아니다”라며 “만약 수익률이 나쁘다면 그 이유를 꼭 규명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 때문에 수익률이 좋지 않은 건 상관없지만, 운용사 매니저가 교체되면서 관리가 부실해졌다거나 혹은 다른 운용사의 똑같은 유형 펀드에 비해 성적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박현철 연구원은 “수익률이 나쁜 이유에 대해 판매사를 찾아가서 끈질기게 물어봐야 한다”며 “판매사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돈(판매수수료)을 내면서도 제대로 권리를 찾지 못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도움말 주신 분=김형철 국민은행 PB팀장, 정연호 외환은행 PB팀장, 김은정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김대희 기업은행 신탁사업단 과장〉